[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소아과를 지키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글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월 서울대 어린이병원 출입구에는 실외용 배너 하나가 게시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배너에는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께 드리는 감사의 글'이란 제목의 글이 담겨 있었다.
이 글은 올해 전문의 자격을 딴 14명의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쓴 것이었다.
최근 존폐론까지 등장할 만큼 좋지않은 상황이지만, 글에는 열정 넘치는 새내기 소아과 의사들의 긍정적 다짐이 가득했다.
이들은 "어린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보호자분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동안, 기쁨과 슬픔의 의미를 깊게 배웠다"라며 "소아청소년과 위기라는 말이 쏟아지고 있지만, 늘 어린이 곁을 지키고 돌보며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배운 것을 나누는 일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에서 치료받는 아기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보호자는 배너 옆에 쪽지를 남겨 감동을 더했다.
보호자는 "위기 속에서도 기꺼이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해주시고 아이들을 성심껏 봐주시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보통의 사명감으로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보호자로서 선생님들 노고를 이해하며 치료할 때 성심껏 돕도록 하겠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최근 출산율 저하 등의 원인으로 소아과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올해 상반기 전국 67개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207명에 지원자가 단 33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폐과를 선언했는데,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를 선언한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가 없다"며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은 25%가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