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래퍼 손심바가 자신에게 허구한 날 악질적인 악플을 남기는 악플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손심바는 이 악플러가 이번 주말, 결혼식을 올린다는 걸 알고 어떻게 복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 악플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며 축의금을 보냈다.
7일 힙합퍼들이 다수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심바에게 문자를 받았다는 한 누리꾼의 글이 게재됐다.
이 누리꾼 A씨는 얼마 전까지 소름 돋는 악플을 남기는 악플러였다. 그는 특히 래퍼 손심바를 향해 엄청나게 많은 악플을 남겨왔다.
손심바는 한 유저를 통해 이 악플러의 개인 신상정보, 악플러가 누군지 입증할 만한 상당히 많은 증거들을 입수하게 됐다. 아울러 이 악플러가 그동안 남겨왔던 악플 등을 캡처한 자료도 받았다.
얼마든지 법적 소송을 통해 '금융치료'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손심바는 악플러에게 "나도 사람이라 화가 많이 났다. 어떻게 하면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까에 생각이 꽂혔다"라며 "주말에 결혼을 한다는데 '곤란하게 만들 문구를 적어 화환을 식장에 보낼까. 아니면 직접 찾아가서 당황하게 만들어볼까'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못된 생각이지만 재미있더라. 그게 훨씬 통쾌하고 안줏거리가 되겠지만, 동시에 양심의 가책도 느꼈다"라며 "이번 주말, 가정을 이루고 새 출발을 하는 사람에게 그냥 잊으면 되는 댓글 몇 개 때문에 그 사람의 시작을 망칠 수도 있는 복수를 꾀하는 내가 멋이 없다고 느껴졌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내가 싫어서, 충동적이지만 새 출발을 하는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축복을 더하고 싶은 마음에 연락했다. 모양이 격기 없지만, 카카오 송금으로 축의금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당신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다"라며 글을 맺었다.
손심바에게 이 같은 메시지와 축의금 그리고 진심 어린 축복을 받은 악플러는 머리가 띵한 충격을 받았나 보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을 전했다. 자신이 진실로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악플러는 "손심바, 손심바팬들 뿐만 아니라 힙합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용서를 빈다"라며 "저는 이제 새 삶을 살겠다. 응원과 용서는 바라지 않겠다. 나는 폭력적인 인터넷 쓰레기였다"라며 자책했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과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누리꾼들은 대인배스러운 손심바의 결정에 놀라움을 표현하면서, 이것이 진정 '리얼 힙합'임을 보여줬다고 반응했다.
아울러 악플러가 이번을 계기로 다시는 악플에 심취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손심바는 앞서 심바자와디라는 활동명으로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 5, 시즌 6, 시즌 7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래퍼다.
2021년에는 남자 아이돌 성착취 문화로 꼽히는 '알페스'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