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9일(화)

쓰러진 남성 다들 모른척하고 지나갈 때 홀로 '심폐소생술'로 목숨 구한 1호선 '안양역 의인'

인사이트안양역 CCTV / 한국도로공사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너도나도 바쁜 아침 출근길,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시민 한 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본 직장인이 지체 없이 달려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하고는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7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6시 40분께 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소속 장대언(37) 대리는 출근을 위해 1호선 안양역으로 들어섰다. 그때 대합실에서 구토 후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시민을 발견했다.


당시 안양역 폐쇄회로(CC)TV를 보면 흰색 마스크를 쓴 시민이 대합실을 걷던 중 어딘가 불편한 듯 잠시 멈추고는 허리를 숙이며 숨을 골랐다.


이후 시민은 다시 걸음을 옮기려했지만 똑바로 걷지 못하고 원을 그리듯 돌더니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안양역 CCTV / 한국도로공사


이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본 장씨는 지체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장씨는 다른 시민과 함께 그를 일으켜 세웠지만 시민은 구토 후 의식을 잃고 다시 쓰러졌다.


자칫 토사물이 목에 걸려 호흡이 어려울 수 있던 상황. 빠른 응급조치를 위해 장씨는 119에 신고하고 시민을 옆으로 돌려 토사물을 빼내고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안양역 CCTV / 한국도로공사


이러한 장씨의 대처 덕에 시민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의식을 찾았다. 장씨는 남성이 의식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다음 역무원에게 현장을 맡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역에서 쓰러졌던 시민은 60대 남성으로 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의 선행은 남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도와준 장씨를 찾으며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10월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 등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


심정지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심폐소생술은 늦어도 4~5분 이내에 실시돼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4분의 기적'이라 불린다.


특히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처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14년 12.9%에서 지난 2021년 28.8%까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