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지난 2019년 실사화 확정 이후 많은 팬들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게 만든 영화 '인어공주'가 점차 베일을 벗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일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애니메이션과 확연히 다른 캐스팅 때문이었다.
특히 백인에 붉은 머리를 가진 주인공 아리엘을 검은 머리의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Halle Bailey)가 맡아 논란이 됐다.
스틸컷, 포스터, 예고편이 차례로 나올 때마다 캐스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OST 가사도 일부 팬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사운드트랙 노래의 가사가 변경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인 작곡가 앨런 멘컨(Alan Menken)은 베니티페어(Vanity Fair)와의 인터뷰했다.
앨런 멘컨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작곡가로서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문에서 무려 8번 수상한 유명 작곡가다.
그는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인어공주' OST의 가사에 변경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가사가 변경된 첫 번째 노래는 'Kiss the Girl'이라는 노래다.
이는 세바스찬과 플라운더를 포함한 친구들이 에릭 왕자가 아리엘에게 키스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노래다.
앨런은 "그녀를 원하지 봐봐 이미 알고 있잖아 그녀도 널 원하고 있을지 몰라 사실인지 확인하는 거야 말로 하지 않아도 돼 아무 말도 필요 없어 어서 입을 맞춰"라는 노래 가사를 수정했다고 전했다.
"아무 말도 필요 없어 어서 입을 맞춰"라는 가사가 윤리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앨런은 "여성의 동의를 얻지 않고 키스를 하라는 내용에 민감할 수 있다. 특히 어린 소녀들을 위해 가사를 수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앨런은 마녀 우르술라가 부르는 'Poor Unfortunate Souls'의 가사도 수정했다.
"남자들은 수다쟁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말 많은 여자애는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그래, 육지에서는 그렇단다 아가씨들은 말을 아끼곤 하지 게다가, 게으른 애들이 대화를 하고 싶겠어?"라는 내용의 가사다.
앨런은 "이 가사로 인해 어린 소녀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수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영화 팬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일부 팬들은 "시대가 변하니 당연히 가사도 바뀌는 게 맞다", "어린아이들이 특히 많이 보는 영화이니만큼 가사 수정은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굳이 오래된 추억의 노래 가사를 바꿀 필요까지 있나", "너무 예민한 반응인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는 오는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