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원로가수 현미가 향년 85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 현미가 쓰러져있는 것을 팬클럽 회장 김모씨가 발견했다.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눈을 뜨지 못했다.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현미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에도 고향인 평양에서 거주했다.
현미는 1·4 후퇴 당시 평안남도 강동에 있는 외가로 피난을 가면서 어린 두 동생과 헤어지게 됐다.
이후 현미는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헤어진지 50년 만에 만났다. 길자가 6살, 명자가 9살일 때였다. 본격적인 남북 상봉이 진행되기 전이다. 우리 가족 넷이 가서 호텔방에서 만났는데, 6살 때 딱 그 모습이더라"라고 말했다.
현미는 "그 만남 이후 동생들이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문만 열어주면 좋겠다. 통일은 고사하고 왕래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2~3시간이면 갈 수 있는 짧은 거리인데도 한차례 상봉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족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굉장히 슬펐던 것이다. 현미는 상봉 후유증으로 우울증까지 앓았다.
늘 두 동생을 가슴에 품고 살던 현미는 끝내 동생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모두를 가슴 아프게 했다.
한편 현미는 지난 2020년 방송된 OBS '명불허전Ⅱ'에서 "아흔까지 노래하고 싶다. 대극장에서 60주년 콘서트하는 게 소망"이라고 밝힐 정도로 남다른 음악 사랑을 보였다.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전성기 시절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무료 나눔 콘서트를 펼쳐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