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병역 비리' 라비, 브로커에 5000만원...증상 없다는 의사에 '약 달라' 생떼

인사이트라비 / 뉴스1


라비, 소속사와 함께 무리하게 면탈 시도해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뇌전증을 연기한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소속사와 함께 무리하게 면탈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3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학업과 천식 등을 이유로 군 입대를 연기하던 라비는 2021년 2월 브로커 구씨와 병역 면탈을 모의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기관지 천식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계속 병역을 미루다 2019년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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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1년 2월 마지막으로 병역 이행을 연기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한 라비는 당시 '향후 입영 일자가 통보될 경우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병무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인 2021년 2월, 라비와 함께 소속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A씨는 라비와 나플라의 병역을 연기하고 면탈할방안을 모색하던 중 브로커 구 씨를 알게 됐다.


한 달 뒤인 3월, A씨는 라비를 대신해 브로커 구씨와 성공보수 5,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맺고 '허위 뇌전증 연기 시나리오'를 전달받았다. 이때 구 씨는 계약서에 '군 면제 처분을 받지 않으면 비용 전액을 환불 처리한다'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라비는 해당 시나리오를 참고해 실신한 것처럼 연기하고 MRI 검사 일정을 잡는 등 뇌전증 관련 검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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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구씨한테 재차 지시받고 '약 달라'고 생떼 부려


하지만 의사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확인되지 않아 별다른 치료나 약이 필요치 않다'는 진단을 내렸고, 당황한 라비 측은 구씨에게 연락해 다시 지시를 받았다. 그러고는 진료실로 재차 들어가 '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에도 약을 추가 처방받은 라비는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아 2021년 6월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브로커는 A씨에게 "굿, 군대 면제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라비는 이후에도 정밀 신체검사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뇌전증 약을 복용해 소변검사를 대비했다. 소변검사에서 적절한 약물 농도가 검출되도록 만들어 '진짜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낸 것이다.



결국 라비는 지난해 5월, 병무청에서 5급 군 면제 처분을 받았다가 두 달 뒤 약물 처방 기간 산출에 오류가 있었다는 병무청 판단에 따라 그해 9월 4급으로 재판정됐다. 한 달 뒤인 그해 10월 라비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3일 라비와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병역 면탈 범행을 도운 브로커 구 씨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