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부모 없이 '서울대-삼성' 입사한 男, 예비 장인이 키워준 누나에 '이런 말'하자 파혼해버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아는 와이프'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삼성전자에 다니는 직장인이 결혼을 앞두고 파혼을 당했다.


지난 29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고아 XX 파혼당함'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의 부친은 그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엄마와 누나 아래서 자랐다. A씨 모친은 하루 12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을 하며 뒷바라지를 하다 세상을 떠났고, 누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가장이 됐다.


A씨는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가족을 위해 손가락 물집이 터지도록 공부에 전념했다. 그는 "아직도 손가락에 굳은살이 엄청 튀어나와 있을 정도"라며 자신의 손 상태를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마이더스'


A씨는 학창 시절부터 악으로 깡으로 공부한 덕에 중학교 때 영재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영재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에 진학했으며, 현재 재직 중인 삼성에서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그는 '박사후 과정'으로 알려진 포스트 닥터 시절 받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자신을 위해 희생한 누나에게 건넸다.


A씨는 "모은 돈은 개코도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물리를 전공한다는 게 좋았고 교수가 된다는 꿈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며 "여친한테도 삼성에서 의무 근무기간이 끝나면 교수 임용에 도전할 거다"는 꿈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청담동 앨리스'


그런데 그는 결혼을 약속한 여친의 부모님과 만난 자리에서 가족에 대해 좋지 못한 얘기를 들었다.


여친 부모는 "딸과 결혼 후에도 누나를 계속 보살필 거냐"며 A씨의 가족을 건드렸다. 이런 상황에서 여친도 자신의 부모 편을 들며 그를 압박했다.


이 같은 반응에 A씨는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난 내가 굶어 죽어도 누나한테 내 전 재산을 다 줄 수 있다"고 단언했다.


A씨의 생각을 알게 된 여친은 "그럼 이 결혼은 못하겠다"며 그에게 파혼을 통보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전설의 마녀'


A씨는 "너무 기분이 더럽다"며 "X팔려서 다른 데에서 할 얘기도 아니고 해서 여기다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말미에는 "다른 사람들은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를 응원했다.


이들은 "이건 글쓴이 잘못이 아니다", "잘 선택했어", "여친이 가족 사정 다 알면서도 그렇게 말한 거면 이 결혼 안 한 게 천만다행이야", "글쓴이도 대단하지만 누나도 정말 대단하다", "분명 좋은 사람 만날 거다", "누나한테 진짜 잘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그런 가운데 '여친 입장이 이해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누나가 뒷바라지 한 건 알겠지만 재산을 다 준다는 건 무리지", "내가 여친이었어도 남친이 저렇게 말하면 서운할 듯", "부부가 되면 여친이 가족이 되는 건데 그건 생각 안 하나", "자신 가족이 소중한 만큼 여친 가족도 소중하게 생각해야지"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