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어제 별세한 지식인의 '수호신'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질문의 답변

인사이트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네이버 '지식인(iN)'에서 '지식인 할아버지'로 불린 조광현(曺廣鉉)옹이 세상을 떠났다.


곳곳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은 친구에게 얼굴을 맞은 뒤 대처 방법을 묻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마지막 답변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조광현옹은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인 지난해 11월까지 '지식in'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녹야(綠野)'라는 아이디로 지식인에 재치 넘치는 답변을 남겨 누리꾼의 사랑을 받았다.


인사이트네이버 지식인


3년 전 조광현옹은 인터뷰를 통해 "2004년부터 16년간 4만건이 넘는 답글을 달아 지식인 등급 중 최상위 두 번째인 '수호신' 등급에 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치과의사였던 그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와 쉴 틈 없이 소통해왔고 뛰어난 한문 실력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특히나 그의 재치 있는 답변이 많은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인사이트네이버 지식인


조옹은 "할아버지, 제가 요즘 공부도 재미없고 지루한데 조언 좀 해주세요"라는 물음에 "나는 공부가 재미없고 지루한 사람한테는 할 얘기가 없습니다. 내 얘기도 지루할 테니까요"라고 답했고, "산타 할아버지 나이는 몇 살인가요?"라는 물음에는 "아빠와 동갑입니다"라는 답을 남겼다.


그런 조옹의 마지막 지식인 답변은 친구에게 얼굴을 맞은 뒤 대처 방법을 요구하는 누리꾼의 글이었다.


조옹은 "사과하라고 이야기하러 갔다가 욕만 먹으면 됐다"며 "욕 값은 다 받은 셈"이라는 답변을 달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지막 댓글을 본 누리꾼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동안 재치있는 답변으로 많은 사람들 궁금증 풀어주셔서 감사해요" 등의 글을 남기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한편 조광현옹은 2017년, 2018년 부인의 수술과 건강 악화로 지식인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몇 달 뒤 바로 복귀하며 활동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다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