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고 인상도 말끔한 소개팅남, 왜 솔로인지 이해 안 갔어..."밥을 흡입하는 소개팅남"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소개팅을 나갔는데 외모·성격·재력 등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상대가 나타났다고 생각해보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먹는 것에 유독 집착하고, 배려심이 없다면 어떨까. 좋아 보였던 것들이 더 이상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단 한 개의 요소만으로도 마음이 쉽게 바뀐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밥을 흡입하는 소개팅남"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직장을 다니는 30대 초반 여성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키도 크고, 말끔한 인상을 지닌 남자를 소개받았다. 여태껏 왜 혼자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상당히 괜찮았던 남성에게 A씨는 금세 호감이 생겼다.
카페에서 처음 만나 자연스럽게 얘기 나눈 A씨와 남성은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A씨가 남성을 의아해하기 시작한 점은 바로 밥을 먹을 때부터였다.
갈비탕을 먹으러 온 둘은 뚝배기가 각자 나오는 갈비탕 2인분을 주문했다. 이내 갈비탕이 나왔고, 남성의 모습을 본 A씨는 깜짝 놀랐다.
김 펄펄 나는 뜨거운 갈비탕은 5분 만에 흡입...치킨은 누가 훔쳐 먹지도 않는데 한 번에 두 개씩
뜨거운 뚝배기에 김이 펄펄 나는데도 남성은 거기에다가 밥을 말고 거의 들이키는 수준으로 갈비탕을 5분 만에 동 냈기 때문이다. 먹는 속도가 평범한 A씨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일부 남성은 식사 속도가 빠르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는 A씨는 그러려니 했다.
식사 외에는 특이점이 없었기 때문에 A씨는 남성과 두 번째 만남을 약속했다. 두 번째 만남 또한 무난한 데이트였다. 단, 이번에도 먹는 것이 문제였다.
날씨가 좋아 A씨는 남성과 치킨을 사 와 공원에서 먹게 됐다. A씨는 남성의 식습관 때문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치킨을 먹을 때도 굉장히 서둘렀다. 한 번에 두 개씩 집어먹는 등 마치 A씨를 절대 먹지 못하게 하려는 사람 같았다.
치킨은 2마리였지만, A씨가 먹은 양은 별로 없었다. 거의 먹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어디 갈지 계획 정할 때 제 의견 먼저 물어봐 주고, 차 타고 이동할 때는 일부러 생수 두 병을 챙기는 등 배려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먹는 모습에 그만 정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먹는 모습을 보고) 너무 품위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라며 "식습관이 그냥 음식을 흡입하는 거다. 제대로 씹지도 않는 거 같다. 이런 식습관은 교정한다면 고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고민했다.
그러면서 "이분이랑 연락 그만하는 게 낫지 않겠냐"며 조언을 구했다. 식사 속도가 굉장히 빠른 남성과 소개팅한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더 만나봐라'는 누리꾼은 "먹는 거 가지고 사람을 바로 판단해서는 되겠냐, 다른 건 얘기 들어봐도 굉장히 보기 드문 남성이다. 더 만나봐라"고 조언했다.
'그만 연락하는 게 좋겠다'고 한 누리꾼은 "여태껏 솔로였던 이유가 바로 이 먹는 것 때문이었을 거다. 괜히 습관을 고쳐봐야겠다는 엉뚱한 생각 말고 그만 연락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