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귀엽고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가 눈에 살기가 가득한 연쇄 살인마로 돌아온다.
타락한 곰돌이 푸와 피글렛의 이야기를 다룬 19금 공포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돌연 상영 취소를 당했다.
곰돌이 푸를 연쇄 살인광으로 표현한 이번 영화가 홍콩과 마카오에서 갑자기 상영 취소를 당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곰돌이 푸' 캐릭터와 닮은꼴로 유명세를 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기획사 무비매틱 측은 오는 23일 홍콩과 마카오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기술상의 이유로 상영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배급사 VII필러엔터테인먼트 역시 홍콩 내 32개 상영관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모두 취소됐다며 극장들이 이유도 알리지 않고 돌변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화 감독 라이 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홍콩 극장들은 상영에 동의해놓고 모두 개별적으로 하룻밤 새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기술적 이유를 주장하지만 기술적 이유는 없다"며 "이 영화는 전 세계 4천여 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홍콩의 30여 개 스크린에서만 그러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홍콩 극장들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닮은꼴로 불리는 곰돌이 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검열 대상이 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시 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곰돌이 푸'와 푸의 호랑이 친구 '티거'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바 있다.
해당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자 중국 당국은 푸 캐릭터를 검열 대상으로 삼고 관련 콘텐츠들이 대거 삭제됐으며 2017년 당대회를 앞두고는 검색이 차단되기도 했다.
한편 홍콩은 지난 2021년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개정안에 따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미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더라도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