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적극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대세로 떠오른 뷰티 브랜드 '가히'가 두 번째 히트를 노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화장품 업계의 가장 큰 이변은 뷰티 브랜드 가히(KAHI)의 멀티밤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스틱형 스킨케어로 등장한 '멀티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그에 따른 입소문으로 1,500만 개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스테디셀러가 됐다.
그간 화장품 업계는 가히의 성공이 한순간에 올라온 유행템으로 반짝하고 끝날지, 아니면 그 여세를 다른 신제품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시해왔다.
모두의 주목 속에 가히가 꺼낸 카드는 바로 베이스 메이크업이다.
업계에서는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스킨케어와 색조의 중간인 베이스 메이크업 영역을 선택한 것이 의외라는 평이다.
파운데이션, 톤업크림, 컨실러 등 베이스 메이크업 카테고리는 기존 플레이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가히는 이번에도 지금까지 시장에는 없었던 콘셉트로 브랜드 차별화를 꾀했다.
바로 화장이 쉽다는 것을 강조한 '한겹'이라는 콘셉트다.
가히의 '한겹 크림'은 잡티를 완벽히 커버한다는 개념을 과감히 버리고, 가벼운 제형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제품 후기를 보면 마치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듯 손으로 쉽게 바를 수 있고, 가볍고 촉촉한 메이크업이 오래 유지된다는 의견이 공통적이다.
한겹 크림이 출시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 성공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나, 업계에서는 우선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GS 홈쇼핑에서 진행한 한겹 크림 방송분은 1차, 2차 모두 매진됐다.
검색량 측면에서도 한겹 크림은 단 2주 만에 멀티밤의 검색량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고, 그 상승 추이도 주별로 2배씩 올라가고 있다.
기존 시장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냐는 질문에 가히 담당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데 그러다 보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겹 크림도 아침마다 화장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고객의 딱 한 가지 불편함을 해결하려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멀티밤, 그리고 한겹 모두 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멀티밤의 열풍이 '한겹'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제2의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 외에도 가히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국내 매출 편중, 수익화에 대한 과제, 과도한 PPL로 인한 부정적 의견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하나로 자리 잡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