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9개월 기간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아이가 자폐증에 걸릴 위험이 거의 두 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캐나다 몬트리올대 아닉 베라드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임신 4~9개월에 프로작(Prozac)과 졸로프트(Zoloft) 같은 선별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산모들은 아이가 7세까지 자폐증 진단을 받을 위험이 약을 먹지 않은 경우보다 87% 높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은 1998~2009년 퀘벡주에서 태어난 아이 14만5천456명과 아이 엄마들의 진료기록들을 조사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소아학회지에 실렸다.
베라드 교수는 "임신 두 번째 3개월 또는 세 번째 3개월(임신 4~9개월) 동안 항우울제 복용은 7세까지 아이가 자폐증 진단을 받을 위험이 거의 두배 높다. 특히 산모가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 그렇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전적 차이와 산모의 나이, 가정형편 등 잠재적 다른 요인들은 연구결과에서 제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이외 가족의 우울증 전력과 엄마 나이와 우울증 기간, 가정의 사회경제적 환경처럼 혹시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는 다른 요인들도 조사했다면서 "다양한 자폐증 원인들은 여전히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연구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임신 첫 3개월이나 임신 이전 1년 동안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과 자폐증 아동 사이에는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들은 연구 결과는 여전히 잠정적이라며 임신한 여성 10명 가운데 많게는 1명 정도가 우울증을 겪고 있고, 부작용이 적어서 SSRI 계열 항우울제가 가장 선호되는 처방약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산모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울증과 자폐증 모두에 흔한 유전적 성향 같은 교란요인들이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항우울제 복용이 아이의 자폐증을 유발한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반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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