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경제 활동 없이 하루종일 잠만 자는 '고딩엄빠' 엄마 김현지에게 말못할 고충이 있었다. 그는 학교폭력 피해자였다.
지난 15일 방송된 MBN, K-STAR '고딩엄빠3'에서는 김현지와 6살 딸, 김현지의 조부모까지 3대가 한집에 거주 중인 일상이 그려졌다.
김현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채팅 어플로 만난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동거하다가 아이를 가졌고, 출산 후 경제적인 문제로 자주 다투다가 다시 할머니집으로 오게 됐다.
손녀 김현지 때문에 77세 할머니와 83세 할아버지는 집안 살림부터 육아, 경제 활동까지 맡고 있었고, 김현지는 13시간~15시간 동안 잠만 잤다.
급기야 김현지는 할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손을 벌렸고, 분노한 할머니는 "벌어서 쓸 궁리를 해야 한다"라며 아르바이트라도 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김현지는 거절했다. 임신 시절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하다가 "어린애가 애 가져서 참 고생이다"라는 험담을 들었던 게 트라우마가 된 탓이다.
이윽고 김현지가 세상을 등지고 집에서만 누워서 생활하는 진짜 이유가 드러났다. 김현지는 자신을 딸처럼 챙겨주는 큰어머니와 티타임을 가지며 속내를 털어놨다.
김현지는 "사실 학창 시절 때 부모님 없다고 따돌림을 당했다"라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시면서 조부모와 함께 지냈고, 재혼한 엄마는 만남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저랑 노는 애가 있으면 '얘 엄마 아빠 없으니까 놀지 마'라고 하더라. 그게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중학교로 같이 올라왔다"라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자꾸 신경 쓰다 보니까 안 좋은 소리도 막 들렸다. 뇌에 문제가 생겨 환청, 환각이 생기면서 현실 자각이 안돼 이번에 첫 입원하고 약물 복용하면서 치료를 받아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지는 고등학생 때부터 25세인 지금까지 약물 복용을 해왔으나,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 숨겨왔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후 김현지는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왔고,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식당 일을 시작했다.
김현지가 각성한 건 6살 딸 때문이었다. 딸이 자폐 스펙트럼 요소들을 보였고, 지적 장애 의심까지 받자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것이다.
김현지는 "부지런해지도록 노력하겠다. 떨리고 두렵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설레기도 한데 이제 일도 하고 성장하고 발전해 가면서 돈 모아서 하율이랑 잘 살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