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무슬림 그루밍 갱(성매매 조직폭력단)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거짓말을 한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남성 3명에게 성폭행 누명을 씌운 엘레노어 윌리엄스(Eleanor Williams, 22)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엘레노어는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도시가 봉쇄됐을 당시 멍이 든 얼굴, 잘린 새끼손가락 등 부상을 당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무고한 남성들이 자신을 납치, 강간, 학대했다고 고발했다.
해당 게시물은 10만 회 이상 공유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SNS에는 엘레노어를 돕기 위한 모임까지 만들어졌다. 당시 회원 수는 무려 1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게시물로 인해 그녀의 고향 컴브리아주 바로 인 퍼니스(Barrow-in-Furness)에서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에는 영국 극우단체 지도자 토미 로빈슨(Tommy Robinson)이 참석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 그녀의 모든 주장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마트 CCTV에 찍힌 모습 때문이었다.
경찰은 테스코의 CCTV에서 엘레노어가 남성들이 자신을 때리는 데 썼다고 주장한 망치를 사는 모습을 발견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남성들에게 붙잡혀있다고 주장한 시간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엘레노어는 상당히 정교한 거짓말로 3명의 남성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모두 그녀와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 남성들이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조던 트렌고브(Jordan Trengove)는 2019년 3월 엘레노어와 하룻밤을 보낸 남성이었다.
트렌고브는 난데없는 엘레노어의 주장으로 성폭력으로 기소된 후 감방에서 성범죄자와 73일을 함께 지내야 했다.
또 다른 무고 피해자 모하메드 람잔(Mohammed Ramzan)은 엘레노어가 12살일 때부터 그녀를 가스라이팅 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사창가에서 일하게 만들었다는 황당한 누명을 썼으며, 우연히 엘레노어와 마주쳤던 올리버 가드너(Oliver Gardner)는 그녀를 두 명의 무슬림에게 팔아넘긴 인신매매범으로 기소됐다.
범행에 가담했다는 업체의 리스트가 SNS에 떠돌면서 그녀의 거짓말을 믿은 사람들이 식당과 사무실에 수없이 전화를 하거나 유리창을 부수는 등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엘레노어의 거짓말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큰 피해를 입은 3명의 남성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모두 목숨을 건졌다.
트렌고브는 2020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면서 너무 괴로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법의학 병리학자는 엘레노어가 테스코에서 구입한 망치로 자해를 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엘레노어는 휴대전화 6개를 이용,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 남성들의 SNS 계정을 조작해 실제 그루밍 갱단의 범죄자처럼 보이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엘레노어는 올해 1월 거짓 증언과 사법체계 방해 등 9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녀는 법원에 제출한 편지에서 "실수였다. 죄송하다. 변명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리고 혼란스러웠다"라고 하면서도 "내가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재판에서 로버트 알트햄(Robert Altham) 판사는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라면서 "그녀의 주장은 완전한 허구"라고 강조했다.
엘레노어는 이날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엘레노어가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한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봤다.
그녀는 2019년부터 극단적 선택와 약물 남용을 포함한 모든 주요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엘레노어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가면을 쓴 것처럼 행동해 왔으며 이 모든 것은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또 다른 정신과 전문의는 엘레노어가 남성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옥에서 남성 의료 전문가를 거부했다고 했다.
악랄한 거짓말로 죄 없는 남성들의 삶을 망가뜨린 엘레노어 사건에 영국 국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