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결혼할 때 신부 가족에게 소정의 돈을 주는 일명 '지참금 문제'가 중국에서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남아선호사상의 여파로 여성이 심하게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면서 신부 가족들이 요구하는 지참금 액수가 폭등해 신랑 가족들이 빚을 내 결혼을 하는 실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중국 현지 매체들은 아들을 장가 보내기 위해 결혼식날 당일까지도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데 온 정신을 쏟아야 했던 신랑 측 아버지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장에 도착한 신부는 요구한 돈이 모두 입금되지 않았다며 차에서 내리지 않고 버티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놀랍게도 신부 측이 요구한 지참금 액수는 무려 50만 위안(한화 약 9541만 원)에 달했다.
신랑 측 아버지는 거액의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곳에 전화를 돌려 겨우 돈을 마련하고는 속상함에 눈물을 쏟아야 했다.
문제는 이 지참금 문화가 어린 여성들이 돈 많은 남성들에게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팔려가는 상황으로 변질되면서 더 커졌다.
실제로 중국 쓰촨성에 살고 있는 한 16살 소녀는 한 번도 못 본 남성과 결혼하라는 부모의 강요에 충격받아 가출을 감행했다.
이들 부모가 지참금으로 요구한 돈은 약 5천만 원으로 신랑 측은 이미 돈을 지불했다며 소녀를 찾아내 강제로 차에 태워 데려가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다행히 해당 소녀는 휴게소에서 구조요청을 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지참금 문제를 두고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13일 연초마다 발표하는 '중앙 1호 문건'에 결혼 지참금 문제를 언급하며 최우선 정책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지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중국의 지참금(차이리) 문화 때문에 현지에서는 아들을 가진 부모들이 결혼은 미친짓이라고 인식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또 반대로 신부 측 부모의 경우 딸을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는 사태도 벌어져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