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범죄 쇼크, 피해자의 뇌까지 망가뜨린다


 

범죄 피해를 당하면 단순히 심리적인 후유증을 겪는 것이 아니라 뇌에 직접적인 손상도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대검찰창 강력부는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과 함께 실시한 '범죄가 피해자의 뇌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력 범죄는 피해자의 뇌 구조에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뇌융합과학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범죄 피해자의 뇌 영상 60건을 촬영한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영상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고 그중에는 뇌 기능 일부가 같은 연령대의 평균보다 떨어지는 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판단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과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정보 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 '백질' 등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이화여대 윤수정 교수는 "범죄는 피해자에게 심리적 고통뿐만 아니라 이것이 뇌기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며 "성폭력 피해자일수록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뇌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최대 80%에 이른다"고 말했다. 

 

검찰은 뇌기능 저하 치료가 범죄 피해 이후 3개월이 '골든 타임'이기 때문에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골든 타임을 놓치면 치료가 힘들어진다"며 "신속하게 피해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범죄 피해로 인한 뇌 기능 저하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이미 해외에서도 나온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실제로 연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