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BTS 빼닮은 19살 남자에게 속아 2400만원 갖다 바친 40대 일본 주부

인사이트일본 지 아이돌에게 속아 큰 돈을 쓴 여성 / (좌) MBS, (우) TikTo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인 40대 여성이 한국인을 사칭을 일본 남성에게 2400만원을 바쳤다는 사연이 전해져 현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인 행세를 한 이 19세 일본인 남성은 현지에서 '지하돌'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돌은 방송이나 언론 등 대중 매체에 노출되지 않는 '비주류 아이돌'을 뜻한다. 이들은 소규모 공연장에서 주로 활동하며 공연 티켓비와 직접 제작한 CD 등으로 돈을 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일본 경제 주간지 겐다이 비즈니스는 BTS 멤버를 닮은 일본인 남성에게 속아 거액을 뜯긴 주부의 소식을 전했다.


인사이트MBS


보도에 따르면 간토 교외에서 남편, 초등생 딸과 평온한 삶을 살던 주부 A(44)씨는 어느날 BTS에 빠지게 된다. 


그는 BTS 굿즈를 사기 위해 도쿄 최대 한인타운 신오쿠보에 종종 방문했다. 그러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지하 아이돌 그룹의 멤버 B(19)를 만났다.


A씨는 "공연 전단지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흰 피부, 소녀 같은 얼굴에 끌렸다. BTS 멤버를 닮기도 했다. '공연 보러 와 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그날 바로 공연을 보러 갔다"라며 B군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B군은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인사이트TikTok


공연 티켓 요금은 2000엔(한화 약 2만원)으로 저렴하지 않았다. 그녀는 "공연 후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무료라고 해서 들어갔다. 신오쿠보에서 미남을 알게된 기념으로 갖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은 아이들 학예회 수준으로 형편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B가 열심히 춤을 추는 모습과 외모에 반해버렸다고 했다.


문제는 그 후였다. B군에게 반한 A씨는 매주 신오쿠보에 방문해 티켓과 CD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와 사진을 찍으려면 1장당 1000엔(한화 약 1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사진을 더 많이 찍을 수록 B와의 스킨십 강도가 높아졌다. 20장을 찍으면 B와 포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A씨가 B군을 위해 쓴 돈은 총 250만엔(한화 약 2400만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B와의 일대일 데이트권을 얻기 위해 매주 다른 여성들과 경쟁하며 큰 돈을 썼다고 했다. 결국 6개월 만에 A씨와 B는 일대일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러나 B가 A씨를 데려간 데이트 장소는 식당도 카페도 아닌 다름 아닌 피부과였다. A씨는 "B는 자신의 피부과 비용을 지불하라고 나를 데려간 것이었다"고 씁쓸해 했다.


그곳에서 B군의 거짓말도 탄로 났다. 한국인이라던 B군이 알고 보니 일본인이었던 것이다. 


이후 A씨는 B군을 멀리했다고 했다. 그녀는 "이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모아놓은 돈을 다 써버렸지만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겠다"라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지하돌에 빠져 많은 돈을 쓰는 게 이해 안 된다", "가족들이 가만히 있냐", "어리석다"며 A씨의 행동을 질타했다. 


반면 "본인도 이제 후회하고 있다는 데 너무 비난하지 마라", "빨리 알아차린 게 어디냐", "인생의 경험"라는 반응을 보인 누리꾼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