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임신 전 3개월간 마신 술이 아이 코의 길이, 턱 방향 등 얼굴 모양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의학 매체 'Amazing Erasmus MC'는 술이 아이 얼굴 모양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연구팀은 AI(인공지능)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태아 때 알코올 노출이 아이 얼굴 모양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휴먼 리프로덕션'에 지난 16일 게재했다.
먼저 연구팀은 9세 아이 3,149명과 13세 아이 2,477명의 얼굴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변형시킨 뒤 이목구비의 200가지 특징을 포착하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임신 초기, 중기, 후기 알코올 섭취에 대한 정보는 산모의 설문지 답변에서 얻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임신 전이나 임신 중 술을 마시지 않은 산모, 임신 전 3개월간 술을 마셨다가 임신 후 중단한 산모, 임신 전후 계속 술을 마신 산모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9세 아이 얼굴 모양은 산모의 알코올 섭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신 3개월 전을 포함해 임신 기간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코가 짧아지거나 코끝이 비뚤어졌다.
또 돌출된 턱이나 눈꺼풀이 아래로 꺼지는 등의 특징도 관찰됐다. 다만 이러한 특징은 9세 어린이가 13세가 되면서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로슈프킨 교수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 요인에 따라 알코올 노출로 인한 얼굴 특징이 감소하거나 가려질 수 있지만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임신 전이라도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임신 중 알코올 섭취는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태아의 중추신경계를 손상해 지능 저하를 일으키고 청소년기 학습 장애나 주의력 결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FASD는 산모의 음주량, 음주 횟수, 음주 시기와 관계없이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