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대체 어디가 음란하다는 건가요"
여학생의 옷차림을 지적한 교사에 영국 학부모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웨스트 요크셔주 웨이크필드에 있는 트리니티 아카데미 대성당 학교(Trinity Academy Cathedral)의 교사들이 학부모들과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학생들의 복장을 지나치게 제한했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15살 소녀 올리비아 윌리엄스(Olivia Williams)는 최근 등교를 했다가 선생님에게 크게 혼났다.
의도치 않게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음란한 복장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교사는 올리비아에게 바지는 꽉 끼어서는 안 되며 성적인 매력이 드러나지 않게 발목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학교는 생리 중인 여학생들을 위한 분홍색 출입증이나 특별한 출입증이 없는 한 수업 중 화장실에 가는 것도 금지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생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해당 학교의 분홍색 출입증 4일 후면 반납해야 한다.
올리비아는 친구들과 함께 이런 규칙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후 복장과 시위로 인해 이틀 동안 정학을 당했다.
아이의 어머니 케이티 맥로플린(Katie McLoughlin, 35)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된다. 발목을 보고 성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나?"라며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복장 지적을 받은 아이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올리비아는 셔츠에 넥타이, 재킷, 바지까지 단정하게 교복을 입은 모습이다.
바지가 딱 맞고 발목이 조금 보이긴 하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학교 측은 올리비아의 복장이 음란하다고 지적했다.
올리비아는 학교에 찾아가 항의했으나 시위를 계속하면 퇴학 처리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롭 마쉬(Rob Marsh)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학생 화장실은 아침 수업 전, 수업 사이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에 문을 열고 이 시간 동안에는 누구나 언제든지 화장실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일부 학생들이 수업 중 화장실에 가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화장실 출입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장 규율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올리비아의 사연을 접한 영국 누리꾼들은 아이의 옷차림에 대한 학교의 반응이 지나치다며 황당해했다.
한편 지난 2020년에는 캐나다의 한 고등학교가 복장 규정으로 인한 남학생들의 시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해당 학교는 여학생의 치마 길이가 최대 무릎 위 10cm 이상 길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남학생이 입는 반바지에는 규정이 없어 남학생들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교복 치마를 입고 학교 복장 규정의 이중잣대에 항의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