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지금 이 순간도 '만성 변비'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놓쳐서는 안 될 대박 소식이 있다.
물이랑 같이 삼키기만 하면 몸 안에서 진동으로 '장 마사지'를 해줘 변비를 완화해주는 '스마트 알약' 개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 당 자발적 배변이 최소 1회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본 이 스마트 알약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최근 처방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몸 안에서 스스로 진동해 대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변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의료기기 처방이 미국 내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바이브런트 개스트로에서 출시한 스마트 알약 '바이브런트'는 지난해 8월 FDA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바이브런트'는 FDA 허가 과정에서 만성 변비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주간 배변 횟수를 2배 가량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임상 시험 참가자들 중 1주일 동안 최소 1번 이상의 추가적인 '자연 배변'을 경험했다고 대답한 이들은 76%로 나타났다.
또 임상 시험에서 주 1회 이상 추가 배변에 성공한 비율이 위약 복용군에서 23%일 때 '바이브런트' 복용군에서는 41%로 높았다.
주 2회 이상 추가 배변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 위약 복용군에서 12%일 때 '바이브런트' 복용군에서는 23%로 나타났다.
바이브런트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잠들기 전 전용 용기에 알약을 넣어 활성화를 시킨 뒤 물과 함께 삼켜 복용한다.
약은 소화관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약 14시간 뒤 대장에 도착하는데, 복용 직후 3초 동안은 진동하지 않다가 2시간이 지나면 진동을 일으키고 6시간 동안 잠잠했다가 다시 2시간 동안 진동한다.
약은 위장에서 1번, 소장에서 1번, 대장에서 또 1번 진동하며 그 과정에서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근육수축인 '연동운동'을 유발해 소화 작용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때 연결 앱으로 진행 상황도 추적할 수 있다.
실제 약을 복용한 참가자들에 따르면 약을 복용한 후 몸 안에서 일어나는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먼 퀴글리(Eamonn Quigley) 미국 코넬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주 극소수만 이질감을 느꼈다"며 "진동 때문에 불편하다고 밝힌 참가자는 없었고, 누구도 진동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동 알약을 개발한 회사 측 역시 "부드러운 진동을 이용해 대장을 물리적으로 자극해 자연적인 대장의 운동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상 3상에서 확인된 설사 발생률은 1.2% 정도로, 기존의 장운동 촉진제나 자극성 변비약 보다 훨씬 낮은 수치며 장 폐색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브런트는 진동이 끝난 뒤 체내에서 녹지 않고 변 속에 섞여 체외로 배출된다.
해당 알약은 적어도 한 달 동안 표준 설사제로도 증상 완화가 되지 않는 만성 특발 변비 환자에 대해 허가됐다.
바이브런트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6%가 만성 변비를 겪고 있으며 상태가 심각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매년 250만 명에 이른다.
해당 논문은 지난 9일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가격은 한 달 기준 89달러(한화 약 11만 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