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살인 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한국인 이민자 남성이 추방을 막아달라며 청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LA타임스는 학창 시절 살인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3년전 가석방돼 한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한 한인 저스틴 정씨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가족들을 미국에 두고 한국에 돌아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2살 때 한국을 떠나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그는 16세에 한인 폭력 서클 '코리안 보이즈'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6년 정씨는 8월 다른 한인 폭력 서클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21세 남성을 총기로 살해했다.
살해된 남성은 한인 폭력 서클과도 연관 없는 무고한 시민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듬해 10월 캘리포니아 포모나 법원은 정씨에게 1급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82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교도소 생활을 성실히 하며 모범수로 감형받았고, 14년간의 복역 끝에 2020년 가석방됐다.
하지만 가중중범죄를 저지른 비시민권자를 추방하는 법 규정에 따라 이민국에 다시 구금됐다가 전자발찌 부착과 거주지 보고를 조건으로 풀려났다.
정씨는 캘리포니아 부에나파크의 오네시모 선교회에서 일하며 추방 사면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2살 때 와서 30년 동안 산 미국이 내 나라"라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추방을 사면해달라고 호소했다. 그가 올린 청원에는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싶다”며 뉴섬 주지사에게 사면 메일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 청원에는 약 5700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씨는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피해자와 그 가족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 매일 생각한다. 나의 그 어떤 행동도 변명의 여지가 없고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사면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 같은 정씨의 행보에 유족과 지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족은 "정씨가 취하는 일련의 행동은 우리가 가족을 잃었을 때 느꼈던 고통을 다시 느끼게 한다. 우리가 겪은 일에 비해 정씨가 받은 추방 결정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씨의 사연에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에 오는 것도 문제다", "너무 뻔뻔하다", "이럴 때만 도와달라고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