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귀여운 '곰돌이 푸'를 잔혹한 살인마로 만들어 전 세계 어른이들의 동심을 파괴한 영화감독이 이번에는 또 다른 추억의 캐릭터를 노리고 있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사랑받아 온 세계적인 유아 교육 프로그램 '텔레토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무비웹(MovieWeb)의 보도에 따르면 '곰돌이 푸: 피와 꿀'을 제작한 영화감독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Rhys Frake-Waterfield)와 영화 제작사 '재그드 엣지 프로덕션스(Jagged Edge Productions)' 팀은 최근 새롭게 노리고 있는 작품을 공개했다.
앞서 프레이크-워터필드는 애니메이션 '밤비', '피터 팬' 등을 공포영화로 제작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그는 저작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텔레토비'를 피가 튀는 잔혹한 공포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1997년부터 영국 BBC가 유아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수년간에 걸친 연구 조사를 거쳐 2~5세 유아들의 시각에 맞춰 제작한 세계적인 유아 교육 프로그램인' 텔레토비'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영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텔레토비 랜드의 초록빛 동산 위에서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 4명의 캐릭터들이 뛰어노는 모습, 동산 위에 뜨는 갓난아이의 얼굴을 한 태양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텔레토비 리부트'가 방송됐으며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에서 '텔레토비 리부트 2'가 공개되고 있다.
프레이크-워터필드는 "아직 저작권이 풀리지 않아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저 재미있게 놀기 위한 것들이니 공포영화로 만드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깊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원하고 즐기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천진난만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텔레토비를 어떻게 공포영화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영화 팬들의 궁금증이 쏟아졌다.
무비웹에 따르면 사실 '텔레토비'는 간혹 기괴한 분위기의 에피소드가 방영되며 공포스럽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1997년 공개된 한 에피소드는 너무 공포스럽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시소 마가리 도(See Saw Margary Daw)'라는 제목의 해당 에피소드는 두 명의 판지 조각 캐릭터와 곰, 사자가 텔레토비 랜드에 들어가 무서운 대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사 장면에서 귀여운 배경음악이 빠진 채 눈을 굴리며 무서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판지 조각 캐릭터들의 모습이 기괴하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영화 팬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의외로 곰돌이 푸보다 텔레토비가 더 공포영화와 찰떡일 듯", "텔레토비 그냥 봐도 조금 무서울 때가 있었다", "공포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등으로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제 내 동심 그만 파괴해라",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공포영화로 만드는 것은 선을 넘는 행동"이라며 반대하는 반응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