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이 껄끄러울 수 있는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 이름 임효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특정 선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9일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 BBQ 그룹 국제회의실에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대회 홍보대사 위촉식이 열렸다.
이날 황대헌은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위촉식 이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 다소 민감한 질문이 나왔다.
"임효준이 월드컵에서 활약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황대헌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는 "린샤오쥔 선수 말씀하시는 거죠?"라며 되묻고는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나는 특정 선수를 신경 쓰기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한다. 스타트 라인에 서면 늘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답했다.
린샤오쥔과 황대헌은 한때 국가대표에서 호흡을 맞추며 활약했지만 2019년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졌다.
황대헌이 린샤오쥔의 장난에 수치심을 느끼면서 법정 문제로 번졌고, 린샤오쥔은 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귀화 후 자격 유예 기간에 걸려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린샤오쥔은 2022-2023시즌 월드컵에서 본격적으로 중국 국가대표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부상 등 악재에 시달려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최근 열린 5차 월드컵에서는 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기량을 되찾는 모습이다.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린샤오쥔은 중국 대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황대헌과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는다. 황대헌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허리 부상을 이유로 이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황대헌은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예능 출연 등 못 해봤던 것들도 하고, 허리 치료도 하면서 한 발 뒤에서 여유로운 시즌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국가대표의 소중함이 커졌고 간절해졌다"라며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대헌은 "이번 세계선수권은 선수가 아닌 홍보대사로 최선을 다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4월에 열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언제나처럼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