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1일(토)

미국에서 흑인들에게 '수박·치킨' 주면 인종차별이라 욕 먹는 이유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급식으로 '수박'과 '프라이드 치킨'을 제공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에 하필이면 수박과 프라이드 치킨을 메뉴로 선정해서 제공해야 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급식을 제공한 중학교 측과 식품 판매업체 아라마크(Aramark) 측은 결국 공식 사과에 나섰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2월 첫날 급식으로 치킨과 와플, 수박을 제공한 중학교와 식품 판매업체 아라마크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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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월은 '흑인 역사의 달'에 속한다. 문제는 2월의 첫날 학생들이 점심 급식으로 제공받은 메뉴가 수박과 프라이드 치킨이었다는 것이다.


수박은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흑인 저소득층이 즐겨 찾는 저렴한 과일에 속했다.


때문에 '흑인은 수박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흑인들은 수박을 싫어하는 척 하면서 몰래 숨어서 수박을 먹는다' 등의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치킨의 경우 '과거 목화 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싼 맛에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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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로 이날 치킨과 수박이 제공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당초 학교 웹사이트에 올라온 점심 메뉴는 치즈 스테이크와 브로콜리, 과일 등으로 해당 공지와 달리 메뉴가 변경됐다는 것이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나이액 중학교의 학생·학부모들은 즉각 '인종차별적 메뉴'라며 학교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나이액 중학교 데이비드 존슨 교장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학교에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대형 식품회사인 아라마크를 공개 비난했다. 


거센 논란 속에 아라마크 측 대변인은 "부적절한 점심 식사 메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라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한편 '흑인 역사의 달'은 미국 역사학자 카터 우드슨이 1926년 흑인들의 투쟁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월 둘째 주를 '흑인 역사의 주'로 지정한 것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