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1m 이내에서 자동 무선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7mm 안에서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발전한 것으로, 해당 연구가 완성되면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생활전파기술연구실 조인귀 박사팀이 60와트(W)급 자기공명방식을 이용한 무선충전 시스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전기자전거에 적용해 시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각종 모바일기기가 일반화되고 착용형(웨어러블) 기기가 늘어나면서 무선충전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나 상용화는 스마트폰을 밀착시켜야 충전이 가능한 패드형 무선충전기 정도에 그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일정 공간 내 무선전송방식을 택해 구역 안에 스마트기기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충전되게 만들었다. 와이파이존처럼 '에너지존'(E-Zone)을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1m 거리를 두고 양쪽에 키오스크 형태의 송신기를 설치해 1.78㎒ 대역의 주파수로 기존장치보다 에너지 밀도가 균일한 충전영역(균일장, Quiet zone)을 만들었다.
특정 공간 안에 스마트기기를 어느 위치에 놓아도 균일하게 충전되도록 하려면 균일한 자기장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먼저 이 기술을 3차원 공간의 X·Y·Z 축 가운데 수평(X축) 방향을 이용해 충전하는 방식을 구현하고 이를 전기자전거 무선충전에 적용했다.
자전거 앞바퀴의 디스크형 휠 안에 에너지를 수신하는 공진코일을 내장, 충전되면 집전회로로 수집해 수신충전기로 보낸 다음 직류신호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한다.
현재는 X축 방향만 충전이 가능지만 앞으로 Y축·Z축 방향까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완벽한 무선 공간충전을 실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자동차의 컵걸이나 바구니, 책꽂이 등으로 구현한 충전영역에 여러 스마트기기를 놓아두고 충전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개발한 자기공명방식 무선충전은 유선충전 대비 효율이 58%로 효율이 80% 정도인 자기유도방식의 패드형보다는 아직 낮다. 연구진은 유선 대비 70% 이상 효율이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선충전에 6시간 정도 걸리는 전기자전거 배터리를 자기공명 무선충전기술로 충전하면 10시간 정도 걸린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충전시간을 5시간 정도로 줄이고 송수신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 전자파 환경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ETRI는 관련 기술을 전원공급장치(SMPS) 전문기업으로 공동연구기관인 동양이엔피㈜에 기술 이전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인귀 박사는 "이 기술 개발은 향후 무선 전력 전송에 필요한 핵심원천기술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에너지 충전속도를 높이고 300kHz 대역에서 완전한 소형 공간 무선충전을 구현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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