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수술 안 해도 자기 선언만 하면 법적으로 성별 바꿔주는 나라의 정체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visitfinland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수술이나 의사의 소견서 없이 "나는 트랜스젠더"라는 자기 선언만으로 성별을 바꿔주는 법안이 통과된 나라가 있어 화제다.


기존에는 트랜스젠더가 성별을 정정하려면 의학적 소견서를 제출해야 했으나 앞으로 자기 선언만으로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간)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핀란드 의회에서 자기 선언만으로 성별을 정정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트랜스젠더법 개정안이 찬성 113표 반대 69표로 가결됐다고 보도했다.


현행 트랜스젠더법에선 18세 이상 트랜스젠더가 법적 성별을 변경할 때 정신과적 소견서와 불임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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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 법은 이런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기 선언만 있으면 법적으로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성별 변경은 연 1회로 제한했다.


해당 법안은 산나 마린 총리가 남은 내각 임기 2개월 동안 처리해야 할 우선 과제로 지목한 것이다. 


마티 필라자마 국제엠네스티 LGBTI 인권 고문은 "핀란드는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보호하고 자기결정권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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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안이 통과하자 보수 진영은 반발하고 있다. 야당인 극우 핀란드인당과 기독민주당에선 이번 개정안이 남성의 병역 기피나 범죄자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일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를 포함한 유럽 각 국에서는 성전환 간소화 법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말에는 스코틀랜드 의회가 본인 선택만으로 성별 정정이 가능하도록 한 법을 통과시켰으나 영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