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가까이 가거나 만지기만 해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한 물질이 운송 도중 사라졌다.
이에 1천㎞ 이상에 달하는 도로에서 아주 작은 캡슐을 찾아야 하는 '초비상' 사태가 벌어졌다.
28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은 호주 서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담긴 원형 캡슐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뉴먼에서 퍼스로 운송되던 중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세슘-137은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서도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감마선을 낸다. 이에 반경 1m 내에서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것과 같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호주 보건·소방당국에 따르면 두 도시 간 거리는 1천400㎞, 방사성 캡슐의 크기는 지름 6㎜, 높이 8㎜다.
이 캡슐은 방사선 측정기 안에 들어있던 것으로, 뉴먼의 한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사용했다.
그러던 중 지난 12일 수리를 위해 측정기를 포장해 서남부 도시인 퍼스 북동쪽 교외 지역의 공장에 소포로 발송했다.
소포는 4일에 걸쳐 수리 공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안에 있어야 할 방사성 캡슐은 사라진 상태였으며 측정기 나사는 풀린 채 분해되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소포가 트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캡슐이 이탈돼 밖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도난 등 범죄가 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수색에 나섰다.
당국은 트럭의 위치정보시스템(GPS) 데이터를 이용해 정확한 이동 경로와 정차 위치 등을 확인해 그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 캡슐에 가까이 있거나 이를 만진 주민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책임자인 앤드루 로버트슨 박사는 "이 물질에 매우 가까이 있거나 직접 만지면 방사선 위험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방사선 화상을 입는 것을 포함해 건강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드시 5m 이상 떨어져 있을 것을 당부했다.
막연히 맨눈으로 캡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방사성 물질 측정기를 이용해 수색할 예정이라고 관계 당국은 전했다.
한편 1987년 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 사고 당시 세슘-137에 의해 4명이 죽고 200명 이상이 피폭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