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소속 조연우 프로 바둑 기사, 넷플릭스 '더 글로리' 바둑 장면 보고 해석 영상 올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한국기원 소속 조연우 2단이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보인 바둑 장면을 보고선 해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바둑기사 조연우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글로리 파트1' 바둑 장면에 대한 해석 영상을 올렸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이하 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교사가 된 후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은 가해자 박연진(임지연 분)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둑을 이용했다.
파트1에서는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조연우 프로 바둑기사가 해당 장면을 해석했다.
조연우는 "문동은이 바둑을 두는데 아주 잘 둔다. 복수 과정이 바둑과 많이 닮은 듯한 연출이 보인다. 문동은이 이세돌을 알지 못하거나 흑돌을 바둑판 중앙에 놓는 건 '바알못'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고 말했다.
"문동은이 당장 박연진한테 복수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아...백집이 다 박살 나, 파트2에서 복수 시작될 전망"
그러면서 "바둑은 자기 집을 잘 지으면서 남의 집을 부숴야 한다. 남의 집을 부수면서 서서히 조여들어온다. 문동은이 보여줄 복수의 색깔이 이런 거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문동은이 편의점에서 만난 하도영에게 바둑은 침묵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싸우는 게 좋고 상대가 공들여 지은 집을 무너뜨려야 이기는 것도 맘에 든다고 했다. 자신의 복수와 닮았기에 바둑의 매력에 빠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기원에서는 문동은이 벌써 계가까지 끝내고 자신 있게 10집 진다고 심리전을 펼친다. 이게 자신의 복수 과정을 바둑으로 암시한 것 같다"고 해석을 마쳤다.
조연우에 따르면, '더 글로리 파트1'에 나온 바둑 장면은 문동은이 당장 박연진에게 복수를 가해 바닥으로 끌어 내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판의 주도권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얘기다.
조연우는 "결국 하도영이 (문동은과 바둑을 둘 때) 차단하는 수를 택하자 문동은은 상대 집을 다 부순다. 백집이 다 박살 났다. 파트2에서 본격 복수가 시작될 전망"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