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낙태를 금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할수록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펄먼 의과대학 정신의학과와 필라델피아 아동정신의학과,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등 합동 연구진은 지난 1974년부터 2016년까지 약 40여 년에 걸쳐 여성 자살률과 낙태 금지법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성 스스로 낙태를 선택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여성의 수가 급증하는 등 여성 자살률과 낙태 금지 규정과의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세~24세 미국 여성 사망 원인 중 극단적 선택은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5~34세의 미국 여성 사망 원인 중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이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1974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미국 21개 주에서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 규정을 채택했으며, 해당 규정을 도입한 지역 여성들의 평균 극단적 선택 빈도가 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약 6%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연구에 참여한 란 바질레이 박사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낙태 금지와 극단적 선택의 급증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실제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년층 이상의 여성들은 극단적 선택과 낙태 금지법 채택과는 눈에 띄는 연관성을 도출되지 않았다.
낙태 금지 규정과 극단적 선택의 증가는 임신이 가능한 20~30대 가임기 여성에게서 가장 뚜렷한 연관성이 있었던 것이다.
또 낙태 금지법이 강력하게 시행되는 지역일수록 해당 연령대의 여성들의 극단적 선택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타일러 밴더 웰 박사는 "현재 낙태 금지법안을 실행하는 미국 다수의 지역 여성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 낮은 자존감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여성들에게 전문가적인 치료와 상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결과"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에 개제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