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러 간 병원에서 팔 절단하고 나온 산모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출산을 하러 간 병원에서 멀쩡했던 팔을 절단하게 됐다는 24살 산모의 충격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4살 브라질 여성 글라이스 켈리 고메스 실바(Gleice Kelly Gomes Silva)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했다.
그녀는 최근 출산 후 병원에서 괴사성 근막염이 발병한 후 왼쪽 팔을 절단했다.
고메스는 지난해 10월 9일 임신 39주 차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병원에서 셋째 아이를 무사히 분만했다.
하지만 문제는 출산 후 링거를 맞으면서 시작됐다.
자궁 출혈 멈추려다 팔 괴사해
의사들은 출혈을 멈추기 위해 자궁에 설치하는 의료 기기인 바크리벌룬(Bakri balloon)을 삽입했고 이 과정에서 고메스의 왼손에 링거를 놨다.
그런데 출혈은 멈췄지만, 링거를 맞은 그녀의 왼손이 심하게 부어올랐고 보랏빛으로 변했다.
그녀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결국 고메스는 10월 11일 다른 병원의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다.
의료진은 괴사성 근막염으로 판단하고 그녀의 손을 치료하기 위해 애썼지만 실패했다.
결국 의료진은 그녀에게 손이 괴사해 절단해야만 한다고 했다.
고메스는 출산하고 6일이 지난 10월 16일 팔을 절단했다.
그녀는 질에서 출혈이 다시 시작돼 12월 중순 다시 이전 병원으로 돌아와야 했다.
의료진은 여전히 그녀의 자궁 안에 태반의 일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치료했다.
"병원 측의 의료과실로 팔 절단해" 억울함 토로
고메스는 팔을 절단하게 한 것은 병원 측의 의료과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최근 법정 서류에서 병원이 더 이상의 치료를 거부할 것이 두려워 더 일찍 나서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사건을 밝혔다.
결국 고메스가 한쪽 팔을 잃으면서 그녀의 남편 마르시오 데 올리베이라 바르보사(Marcio de Oliveira Babosa, 27)는 8살, 4살 그리고 현재 3개월이 된 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건설 일을 그만둬야 했다.
고메스는 "출산하기 전 10번 이상 산전 검사를 받았지만 어떠한 합병증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병원의 의료과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변호사인 모날리사 가그노(Monalisa Gagno)는 "병원 측은 출혈을 억제하기 위해 여성의 자궁 경부 안에 바크리 벌룬을 삽입했다. 하지만 그들은 출혈을 멈추는 데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에 혈관 감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고 결국 괴사를 일으켰다"라면서 "고메스를 치료한 의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고메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와 전적으로 연대하고 있으며 발생한 일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자 진료 과정의 의료 및 병원 절차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괴사성 근막염이란?
한편 일명 '살 파먹는 병'으로 알려진 괴사성 근막염은 근육과 피하혈관의 혈전 및 조직 괴저로 인해 근막(근육과 피하지방 사이)을 타고 염증이 온몸으로 전파되는 위험한 질병이다.
보통 박테리아가 작은 상처를 통해 들어가 증식하면서 독소를 방출해 주변 조직을 죽이기 시작한다.
피부의 혹, 멍, 땀, 발열, 메스꺼움을 포함한 증상을 유발하며 몸 안에 빠르게 퍼진다.
심한 경우 피부가 보랏빛으로 변하고 수포가 생기면서 피하조직이 괴사한다.
자칫하면 장기부전과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괴사성 근막염이 발병한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하며 대개 강력한 항생제 혹은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만약 팔이나 다리를 통해 퍼지면 절단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000건에 달하는 괴사성 근막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