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중이다.
지난해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한 해 동안 '이 마약'을 압수한 양은 알약 5060정과 가루 1만 파운드다. 이는 미국 인구 3억 7900명 모두를 죽이고도 남을 양으로 전해졌다.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이른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한 가정에서 2살 여아가 이 마약에 노출돼 응급실에 실려 갔고, 아버지는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 정부가 '악마의 마약'으로 지정한 이 마약은 펜타닐(Fentanyl)이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벨기에의 제약회사인 얀센에서 개발했으며 현재는 특허가 만료됐다.
정맥에 투여했을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펜타닐의 양은 2mg 내외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마약 이외에 살상 목적의 독극물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래 약물의 강력한 효과 때문에 엄청난 교통을 겪는 말기 암 환자나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 대형 수술 환자용 진통제로 사용했지만 2000년대 전후 제재가 완화되면서 오남용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민단체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families Against Fentanyl)이 발표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 동안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20만 9491명이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미국 18~49세 사망 원인 1위는 불법 펜타닐 중독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펜타닐이 급격하게 확산한 이유는 펜타닐류 약물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의 태도를 펜타닐 확산의 배경으로 보기도 했다.
인권 문제 혹은 대만과 관련한 문제 등 미국의 외교적 공격이 있을 때마다 중국이 자국의 펜타닐 성분 제조사에 대한 단속 압박을 허술하게 해 미국 내에 펜타닐 유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펜타닐은 급기야 교실에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필드에 있는 루스벨트 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미술 교사 프랭크 톰슨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학생들에 의해 발견됐다.
학교 측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톰슨의 옷장에서 펜타닐을 비롯한 다양한 마약 관련 도구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