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직원 30명 정도의 작은 회사, 이 회사의 남자 직원들은 외근직으로 각자 법인카드를 하나씩 들고 다닌다.
사무실에는 5년차 사원 A씨와 지난해 보조로 뽑은 여직원 둘이 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법인 카드 한 장으로 식대와 공용물품, 탕비실 간식 등을 구매하고 있다.
A씨는 지난 번 사용했던 파일이 마음에 들어 구매목록을 보던 중에 의외의 물품을 발견했다.
'생리대'. 회사에 여직원은 A씨와 1년차 신입사원 뿐이다. A씨가 생리대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살 사람은 신입사원 밖에 없다.
A씨가 신입사원을 불러 조용히 "혹시 생리대 시킨 적 있어요?"라고 묻자, 신입사원은 당당하다는 듯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쓰는 거잖아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A씨가 "왜? 집에선 안 써?"라고 하니 신입사원은 그때서야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A씨는 1년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체크했다.
신입사원이 생리대를 산 건 지난 1년 동안 세 번이었다. 주소는 회사 주소가 아닌 것으로 미뤄 본인 집주소로 해놓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연을 전한 A씨는 "회사에서 복지로 제공하는 식대, 간식비와 개인적인 물품은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신입사원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못 사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가하는데...사무실에 얘기할 만한 다른 직원도 없고 해서 여기에 글 올린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횡령 아니냐", "출근할 때 신을 신발 없으니 신발 사야지, 기름도 없으니까 법카로 기름도 넣어야지", "사장님께 보고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
누리꾼들의 의견을 살펴본 A씨는 "댓글들을 보니 점점 제가 해야할 일이 확실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적는 직원이니까 이런 상황을 (사장님께) 보고 드리는 게 맞는 거 같다"며 "월요일에 출근해서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