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25년간 거주한 독일 여성이 공개한 대만 월급...어느 정도?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연봉 협상이 한창인 요즘, 연봉 인상률에 직장인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12일 잡코리아가 직장인 9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3명 만이 연봉 협상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희망하는 올해 연봉인상률은 평균 7.4%였지만, 실제 연봉인상률은 평균 4.6%에 그쳤다.
이에 연봉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65.6%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만인들이 받는 월급에 대한 한 유튜버의 영상이 공유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노마드션은 '대만 문화와 충격적인 초년생 월급?'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대만 여행 중이던 그는 25년 동안 대만에서 거주하고 있는 독일 친구를 만났다. 녹도 여행 편에 등장했던 티나라는 여성이었다.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고 식사까지 마친 두 사람은 버블티를 마시며 대만 사회 초년생의 월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만 사회 초년생 월급, 130만 원 이상 받기 어려워
노마드션은 티나에게 "만약에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면 직장에서 얼마 정도 받나?"라고 물었다.
티나는 "28,000대만달러(한화 약 120만 원) 정도? 처음에는 25,000대만달러(한화 약 105만 원) 정도 받는다"라면서 "확실한 건 30,000대만달러(한화 약 130만 원) 이상 받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그녀의 답은 대만의 물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월급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티나는 "대만에서 풀타임으로 일했던 적이 있다. 3만 대만달러(한화 약 130만 원) 정도 받고 일했다. 돈을 벌고 필요한 거 사고 그다음 또 돈을 벌고 이게 계속 반복이다"라고 설명했다.
월급이 너무 적어 돈을 모을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티나는 "아무것도 모을 수가 없다. 그냥 살아남는 거다"라면서 "다른 대만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좋은 차도 있고 좋은 휴대폰도 있고 좋다는 건 다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그 적은 월급으로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녀는 이어 "어떤 분이 자기 월급이 10년 전과 똑같다고 하더라. 그분은 나보다 월급이 적었다. 모든 게 10년 전보다 엄청 비싸졌는데 월급은 똑같다"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대만의 심각한 저임금 문제
실제로 대만에서는 대졸자의 초임 월급이 티나의 말대로 3만 대만달러가 일반적이다.
2021년 기준 대만의 평균 연봉은 1,253만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균 3,228만 원인 한국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물가가 오르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미 대만은 양극화가 심각해진 상황이다.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최고 부유층 5%의 연 수입은 서민의 10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부동산 평균 가격이 오르면서 많은 청년이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
어떤 이들은 부엌이 없는 집, 부엌이 화장실과 붙어있는 집 등을 구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이런 저임금 구조 탓에 돈을 벌기 위해 청년들이 동남아 국가를 찾았다가 범죄 조직에 감금돼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도 들어 지난해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만 내에서는 청년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