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성평등' 위해 일본 고등학교가 내놓은 '치마바지' 교복

인사이트고베신문NEXT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일본의 한 고등학교가 올해부터 새로운 교복을 입기로 했다. 바로 치마처럼 보이지만 바지에 가까운 교복이다.


지난 12일 일본 매체 고베신문NEXT 등은 효고현 야마자키 고등학교의 새로운 교복 '퀼로트(치마 모양의 폭이 넓은 반바지)'를 소개했다. 


해당 학교는 이미 2020년부터 성별과 관계없이 치마나 바지, 넥타이나 리본 등을 선택해서 입을 수 있도록 해왔다.


여기에 치마도 바지도 아닌 퀼로트를 도입하면서 성평등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이다.


인사이트야마자키 고등학교


또한 이 학교는 여름철에 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감색의 폴로 셔츠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야마자키 고등학교가 퀼로트를 교복으로 채택한 이유는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을 위함이었다.


지난해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마에다 료(40)씨는 연단에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강연을 했고, 이후 학생들은 학교 측에 '치마도, 바지도 싫다'는 의견을 건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료씨의 강연이 퀼로트 도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와 관련해 교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의 약 70%가 퀼로트 도입에 찬성 의견을 보였다.


자신의 교복으로 퀼로트를 선택한 2학년 학생은 인터뷰를 통해 "외형이 치마처럼 돼있어 움직이기 쉽다"며 "선택사항이 늘어나 개성을 발휘하기도 쉬워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온라인 상에서는 야마자키 고등학교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편해 보인다", "활동성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성평등이 뭐길래", "이럴거면 교복을 왜 입냐" 등 부정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야마자키 고등학교


한편 일본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률적 복장 기준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도립고등학교 182곳 중 147곳은 여학생이 바지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직접 교복을 고를 수 있도록 한 학교도 3곳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