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생겼을 때 치과용 드릴을 이용해 제거하지 않아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가 눈길을 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호주 지역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충치를 드릴로 제거해 치과용 충전물로 구멍을 메우는 시술을 하지 않아도 치아의 건강상태가 좋아질 수 있다'는 시드니 대학교 치과전문의 웬델 에반스(Wendell Evans) 박사의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웬델 박사는 7년간 20여 곳의 치과를 방문한 환자 900명 중 절반은 통상적인 치료를 받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직접 고안한 치료 방법을 쓰게 한 뒤 치아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분석했다.
박사가 직접 고안한 방법은 환자들에게 하루에 2번 불소가 포함된 치약으로 양치질을 하고, 설탕이 든 음식과 간식을 피하게 하는 것이다.
관찰 결과 에반스 박사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충치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일부는 충치가 사라지기도 했다.
에반스 박사는 "충치가 치아를 완전히 침식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4~8년 정도이며, 충치가 발견됐다고 해서 지나치게 빨리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미 심각하게 나빠진 경우가 아니라면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치과의술과 구강역학'(Community Dentistry and Oral Epidem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김수경 기자 soo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