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플랫폼에 등장한 '비닐봉지'의 정체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벌써 2022년이 가고 2023년이 찾아왔다.
1월 1일이 되자마자 일본의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정체불명의 비닐봉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닐봉지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듯하지만, 적게는 500엔(한화 약 4,900원)부터 20,000엔(한화 약 19만 원)에 이르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매해 등장한다는 이 비닐봉지들의 정체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바로 '공기'이기 때문이다.
작년 공기를 사고파는 사람들
난 3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소라뉴스24(SoraNews24)는 일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메루카리(mercari)'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비닐봉지들의 정체를 소개했다.
비닐봉지들은 모두 알 수 없는 날짜가 쓰여 있는 모습이다.
이 봉지들의 정체는 바로 '공기'다.
매체에 따르면 메루카리에는 2022년의 공기를 담은 비닐봉지들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판매자들은 지난해 비닐봉지를 펼쳐 공기를 담은 후 묶어 날짜를 적어둔 뒤 '작년 냄새를 담았다', '2022년의 생생한 공기' 등의 문구를 넣어 팔고 있다.
상품은 2022년에 맞춰 대부분 2,022엔(한화 약 1만 9,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지만 일부 상품들은 20,222엔(한화 약 19만 7,5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색적인 상품이다", "사고 싶으면 사는 거고 관심 없으면 안 사면 되는 것", "기념해 살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저걸 사서 어디에 쓰라고", "진짜 그 날짜에 담은 지 어떻게 아나", "곧 공기 빠져서 사라질 것"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기 판매의 시작
많은 사람들이 메루카리에 올라온 '공기 봉지'에 의아해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공기를 판매하는 것은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은 일이라고 했다.
몇 년 전 한 영국 회사는 병에 든 공기를 판매해 화제가 됐으며 2019년에는 일본의 한 회사가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며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자 '헤이세이의 공기' 통조림을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통조림은 개당 1,080엔(한화 약 1만 540원) 정도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도 비닐봉지, 지퍼백, 에어백 등에 공기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이를 구입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어떻게 보면 황당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판매자는 이전에도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 기록이 있는 정상적인 판매자로 그저 새해 인사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