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샤워하다 문고리 부서져 화장실에 갇힌 여성이 4일 동안 맨손으로 박살 낸 '문 상태'

인사이트(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AsiaOne


샤워하러 들어갔다가 화장실에 나흘 동안 갇힌 여성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문고리가 고장 나 창문도 없는 욕실에 4일간 갇혀있다 구출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아시아원(AsiaOne)은 31살 싱가포르 여성 양씨가 화장실에서 구출된 사연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일 년간 싱가포르 중부 부킷 티마의 2층짜리 콘도 펜트하우스에서 홀로 살고 있는 양씨는 얼마 전 화장실 문고리가 약간 헐거워진 것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그녀는 이날 문고리를 고쳐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acebook 'singaporepoliceforce'


지난 11월 24일,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양씨가 문을 닫자마자 욕실의 문고리가 떨어져 나갔다.


양씨는 떨어진 문고리를 한쪽에 두고 샤워를 했다.


그런데 샤워가 끝난 후 나가기 위해 아무리 문을 열려고 시도해봐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고리를 다시 집어 넣어 돌려봐도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그녀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양씨의 부모님은 중국에서 살고 있어 그녀를 도우러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


심지어 그녀는 평소 휴대전화를 두고 화장실을 이용했던 그녀는 자신이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릴 방도가 없었다.


인사이트AsiaOne


문을 열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


양씨는 문을 열기 위해 손에 집히는 모든 물건으로 문을 긁거나 부수려고 시도했으며 파이프 세정제와 세제 등을 부어 마모시키려고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녀는 매일 연락하는 부모님이 갑자기 전화를 하지 않는 그녀의 상황을 눈치채고 신고해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에 양씨는 며칠 동안 특히 모두가 집을 나서는 이른 아침 누군가 알아차리기를 바라며 화장실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다.


공황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진정시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인간은 음식 없이는 3일을 버틸 수 있지만, 물 없이는 살 수 없어"라는 아빠의 말을 떠올리며 '화장실에는 물도 있고 산소도 있으니 며칠을 버틸 수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 되뇌었다.


또한 밖에서 노래를 부르는 반려 앵무새의 목소리를 들으며 심신을 안정시켰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acebook 'singaporepoliceforce'


화장실에 갇힌 지 나흘 만에 드디어 구조된 여성


양씨의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그녀와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자, 중국에 있는 부모님이 싱가포르에 사는 친척들에게 연락한 것이다.


친척은 그녀의 집에 방문했지만, 응답이 없고 연락이 닿지 않자 양씨가 화장실이 갇힌 지 나흘이 지난 11월 27일 저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양씨의 집에 방문했다. 그녀의 집 앞에는 택배 상자가 쌓여있었고 이웃들은 양씨를 며칠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때 경찰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양씨가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


경비원의 도움으로 경찰들은 양씨의 집에 들어갔고 화장실 문을 강제로 개방한 뒤 그녀에게 수건과 옷을 건네줬다.


그렇게 양씨는 극적으로 구출될 수 있었다.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경찰은 곧 도착한 구급대원들에게 인계한 뒤 양씨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의 상태를 알렸다.


양씨는 병원에서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배가 고파 훠궈 한 그릇을 해치웠다고 한다.


그녀가 구출된 뒤 공개된 화장실 문 사진은 양씨가 얼마나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는지 알게 했다. 문고리 부근은 거의 뜯겨 나간 상태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안도했고 정말 감사했다"라면서 경찰에게 감사 편지까지 썼다고 밝혔다.


양씨는 "앞으로 화장실에 갈 때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거나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다시 갇히게 된다면 누군가와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화장실을 사용할 때 절대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화장실에 갈 때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런 불상사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