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가 조명한 역대급 방화 사건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10년 넘게 울산을 공포에 빠뜨렸던 역대급 방화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봉대산 불다람쥐와의 숨바꼭질'이라는 부제로 봉대산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을 다뤘다.
10년 넘게 세 개의 산으로 둘러싸인 울산 동구에선 10년간 무려 1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등산객이 없는 야심한 시간에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발화한다는 점, 그리고 강풍이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불길이 솟아오르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분명 방화범의 소행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10년 넘게 이산 저산 불을 놓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탓에 연쇄 산불 방화범에 울산 시민들은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그러던 중 울산시 동구의 한 아파트 뒷산에 또 한 번 아찔한 산불이 발생했다. 하마터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졌을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파트 주차장 쪽 CCTV에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찍힌 것을 확인했는데, 마침내 드러난 연쇄 산불 방화범의 정체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17년간 93건의 방화 저지른 '봉대산 불다람쥐'
그는 놀랍게도 방화 지점에서 불과 500M 정도에 떨어진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남자였다. 또 놀랍게도 직장을 다니며 정상적인 가장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봉대산 불다람쥐 김 씨는 1994년부터 무려 17년간 산에 방화를 저질렀다며 시작은 담배를 피우다 생긴 호기심이었다고 전했다.
연기가 치솟고 불길이 번지는 것을 보며 마음이 차분해졌다는 김 씨. 산불로 인해 헬기가 출동하고 소방관들이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방화에 중독돼 주말이나 퇴근한 밤에 불을 지르곤 했다. 봉대산은 퇴근 후 집 가는 길목에 있어 주 방화에 주 타깃이 됐다.
이야기 듣던 가수 정동원은 "너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김 씨가 17년간 혼자서 93건의 산불 방화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축구장 114개의 면적을 불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방화 이유에 대해 "한 이십 년 전부터 가정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울화병이 났고 울화를 소화하지 못해서 처음 방화를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김 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고, 4억 2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