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메시가 골 넣고 네덜란드 감독 앞에서 한 '목도리도마뱀' 세리머니의 진짜 의미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메시의 '목도리도마뱀' 세리머니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를 누르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4강에 올랐다. 


이날 메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득점을 올렸는데, 득점 후 판 할 감독 앞에서 한 세리머니가 많은 말을 낳고 있는 중이다. 


10일(한국 시간)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2-2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네덜란드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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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메시가 후반 28분 페널티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선보인 세리머니다. 


골을 넣은 메시는 네덜란드 벤치에 앉은 판 할 감독을 바라보며 귀에 양손을 펼쳐 붙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마치 '목도리도마뱀'과 같은 형상이었다. 


이 모습을 본 판 할 감독과 네덜란드 코치진들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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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점잖은 메시가 왜?


평소 점잖은 모습의 메시의 이 세리머니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한 행동은 아니었다. 


경기 전으로 돌아가 보면 판 할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여러 번 메시의 심기를 건드렸다. 


판 할 감독은 '메시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팀 플레이어로서 메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그는 2014년 준결승전에서 보이지 않았다", "상대 팀이 공을 소유할 때 메시는 많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 / GettyimagesKorea


외신에 따르면 메시는 8강전 경기 직후 네덜란드 벤치로 직접 걸어가 판 할 감독에게 "당신은 너무 말이 많다"고 지적하며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메시가 골을 넣은 뒤 선보인 '목도리도마뱀' 세리머니는 판 할 감독과 메시 사이에 흐르는 신경전 선상에서 볼 수 있다. 


이 세리머니는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후안 리켈메의 대표 세리머니다. 메시의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선배 격인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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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할 감독과 앙숙이었던 리켈메, 메시의 우상이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이던 지난 2002년 성인 1군 선수들 식사 자리에 불려갔는데 한참 선배인 리켈메를 '예수'처럼 바라봤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메시는 리켈메를 우상으로 여겼다. 


반면 리켈메와 판 할 감독은 서로 앙숙이다. 리켈메가 2002년 보카 주니어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당시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판 할이었다. 


판 할은 리켈메를 그의 주 포지션에 쓰지 않고 윙어로 활용하거나 선발로 기용하지 않으면서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의 불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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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팀 성적은 부진에 빠졌다. 판 할 감독이 팀을 떠나고 리켈메 역시 기량이 하락하면서 비야레알로 이적했는데, 리켈메는 이 비야레알에서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팀의 챔피언스리그 4강을 이뤄냈다. 


이후 판 할 감독은 리켈메의 재능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메시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우상인 리켈메와 판 할 감독을 봐왔고, 그의 '목도리도마뱀' 세리머니는 리켈메에 대한 존중과 판 할 감독에 대한 악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행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