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4일(금)

알고보면 무서운 '응팔' 쌍문동 '봉황당 골목'의 진실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영화 '악마를 보았다'

 

'응답하라 1988'을 시청하던 이들은 가끔 알 수 없는 섬뜩한 기분에 휩싸인다.

 

분명 둘러보면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한 골목 이웃들이지만 문득 뇌리에 소름돋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당신 만이 아니다.

 

이는 출연진들의 과거 작품과 관련이 있는데, 유독 '응답하라 1988'의 배우들은 영화와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강력하고 잔혹한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봉황당 골목에는 대체 어떤 무서운 인물들이 숨어 있는지 모아서 소개한다.

 

1. '택이 아빠' 최무성 : 영화 '악마를 보았다' 태주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던 사람이라면 택이의 아빠 최무성이 아들을 향해 인자한 웃음을 지을 때면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최무성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연쇄 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의 친구로 등장해 최고의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 이유는 그도 역시 장경철과 같은 부류였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도 모자라 인육을 먹는 장면에서 섬뜩한 웃음을 짓는 최무성의 모습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잔혹한 순간이다. 

 

2. '최택' 박보검 : KBS '너를 기억해' 정선호(이민)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KBS 2TV '너를 기억해'

 

박보검이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 연기한 정선호는 처음에는 그저 잘생긴 외모를 가진 미스터리한 변호사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면 사이코패스의 손에 길러진 사이코패스였다.

 

그는 형 최현(서인국)의 손에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형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시체를 유기하는 악독한 사이코패스였지만 어쩐지 모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세상 물정에 어둡고 바둑밖에 모르던 택이가 내렸던 앞머리를 올리면 쌍문동 봉황당 골목에는 피바람이 분다는 말을 쌍문동 주민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3. '정봉이 아빠' 김성균 : 영화 '이웃사람' 류승혁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영화 '이웃사람'

 

사람 좋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김성균 아저씨에게도 살인마의 기운이 도사려있다. 전작인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정우)는 심지어 그에게 "살인마처럼 생겨가지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성균은 첫 영화 주연작인 '이웃사람'에서 강산맨션 202호 소녀를 죽인 뒤 환영에 시달리는​ 102호 주민 류승혁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문을 열고 빼꼼 내다보는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등으로 분노조절장애를 완벽하게 연기한 그는 이 영화로 대종상 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 '선우' 고경표 : 영화 '차이나타운' 치도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영화 '차이나타운'

 

쌍문고 전교회장 선우 역의 고경표는 선한 얼굴과는 달리 꽤 많은 악역 연기를 거쳤다. 그래서인지 그의 수줍은 미소도 가끔 미심쩍을 때가 있다. 

 

고경표는 '신의 퀴즈3'에서는 금지된 인체실험을 하다 신경학회에서 제명된 천재 과학자 '팬텀'으로 출연해 시리즈를 관통하는 악역 캐릭터로 주인공 류덕환가 대립구도를 선보였다.

 

드라마 '정글 피쉬2'에서는 거칠고 폭력적인 전형적인 일진 봉일태를 연기했으며,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욕망에 가득 찬 비열한 치도 역으로 인상 깊은 장면들을 남겼다.

 

5. '보라 엄마' 이일화 : OCN '신의 퀴즈2' 황규리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OCN '신의 퀴즈2'

 

손크고 통 큰 우리네 엄마 이일화도 알고 보면 무서운 본성이 있다. 이일화는 2011년 드라마 '신의 퀴즈2' 5화에서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 황규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극 중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가혹 행위를 고발하려는 남편에게 혀를 마비시키는 약초를 먹이는가 하면 담당 주치의까지 살해했다.

 

덕선(혜리)이네 남매들은 밥상 앞에서 절대 투정 부리지 않고, 일화 엄마가 내어 주는 대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 듯하다. 

 

5. '보라 아빠' 성동일 : 드라마 '추노' 천지호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KBS 2TV '추노'

 

성동일은 연기생활 20년 차가 훌쩍 넘은 만큼 그동안 많은 악역 연기를 해왔지만 그 가운데서도 시청자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드라마 '추노'의 천지호 역이다.

 

천지호는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은 '추노꾼'으로 사람을 올려다보는 희번덕거리는 눈동자와 누런 이를 드러내며 기묘하게 웃는 모습으로 위화감을 조성한다.

 

성동일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도 욕망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장옥정(김태희)의 당숙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7. '김정환' 류준열 : 영화 '소셜포비아' BJ 양게 役

 

via (좌) tvN '응답하라 1988', (우) 영화 '소셜포비아'

 

쌍문동 봉황당 골목에 살고 있는 이웃의 이러한 잔혹한 악행을 모두 카메라에 담을 이가 바로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이 맡은 김정환이다. 

 

류준열은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아프리카 유명 BJ '양게' 역을 맡아 실제 BJ를 방불케 하는 감칠맛 나는 연기로 '신스틸러'가 됐다.

 

이 골목에서 사건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BJ '양게'​의 컴퓨터일 것이다.

 

조은미 기자 eunm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