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프로그램 마녀의 방, 극단 선택한 연예인을 원한 많은 귀신과 엮어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KBS kids 유튜브 채널 '리틀케이'의 어린이 프로그램 '마녀의 방'이 법정제재 주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회의에서 마녀의 방 8월 27일 방송분에 전원 일치로 주의를 의결했다.
마녀의 방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이 원한 많은 귀신 때문이라는 괴담과 연결한 내용을 방송에 담았다.
방송에서 사망한 가수 사진까지 송출해
마녀의방은 자유로 귀신 괴담을 소개하면서 가수 유니의 사진을 송출했다.
가수 유니는 지난 1996년 드라마 KBS1 '신세대 보고 -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데뷔했으며 이후 드라마, 시트콤, 가수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지난 2007년 1월, 개인 홈페이지에 그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악성 댓글 등을 참지 못했던 그는 향년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마녀의 방에서는 유니의 죽음에 대해 '죽을 생각이 없던 사람이었음에도 일본에서 온 원기의 장난으로 억울하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녀의 방은 정다빈, 최진실, 장자연 등을 언급하며 극단적 선택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연기하는 과정처럼 방송에 내보냈다.
일각에서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을 아동 프로그램 소재로 소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을 제기했다.
해당 내용을 포함한 방송이 12세 이상 시청가로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돼 결국 '주의' 의결을 받았다.
윤성옥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악성 댓글로 극단 선택을 택한 부분은 사회적 문제였고 개인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었다"며 "이런 사안을 자유로 귀신과 엮어서 오락 프로그램의 흥미적 소재로 활용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석 국민의힘 위원도 "교훈을 찾고자 하는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에서 어떤 교훈을 찾았는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마녀의 방은 전설이나 괴담, 미스터리 등 세상 속 으스스한 주제를 소개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다.
마녀의 방 제작진, "프로그램 제작에 신중 가하겠다"
제작진은 서면 의견진술서를 통해 "해당 회차는 편성을 중지했고, 내용 수정이 불가능하다면 회차를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린이 시청 보호 시간과 시청 대상자의 정서 발달 과정을 더욱 고려하고 신중을 가해 프로그램을 제작, 편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는 문제가 됐던 마녀의 방 해당 회차가 삭제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