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가 11월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시청각장애인의 재해 시 피난 계획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발표회에는 시청각장애인 당사자와 관련 기관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시청각장애인의 피난 문제에 대한 안전 대책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공동연구원인 윤영삼 건국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맡아 재해 시 시청각장애인의 신속하고 안전한 피난을 위한 공간, 설비, 인적지원 등의 가이드라인과 제도 개선안을 제시한다.
최근 자연재해나 화재, 사고 등의 증가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위기대응 매뉴얼, 대피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포함해 아동이나 노인 등 인지·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매뉴얼은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현존하는 매뉴얼의 대부분은 휠체어 사용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시각과 청각 기능이 동시에 손실된 시청각장애인은 비상 상황의 인지와 정보 입수가 어렵고, 의사 전달과 이동에 제약이 많아 재해 시 특히 위험한 환경에 처해 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는 안전한 시청각장애인의 대피를 위한 제도 개선과 피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지난해 10월 본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는 시청각장애인의 재해 시 피난관련 국내·외 제도 고찰, 시청각장애인들의 피난 행동 특성 및 주거공간 실태 조사·분석,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가이드라인 제시로 이뤄졌다.
특히 피난 가이드라인에서는 피난경로의 공간 계획, 응급과 구조와 관련된 설비 등 안전한 공간 설계 지침과 재해 대비 사전 준비물, 재해 시 행동요령, 장애유형별(전맹약시·전농난청) 대응 방법 등 피난 매뉴얼을 제안한다.
김명희 책임연구원은 "해당 연구는 앞으로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의 계획과 설계, 시공을 담당하는 건축 관련 종사자와 중도 장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주택 개조를 해야 하는 장애인 당사자 및 가족에게 안전한 피난을 위한 최소한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본 연구가 재난 시 시청각장애인의 피해 최소화와 신체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반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청각장애인 박관찬 씨는 "시청각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이 정한 15가지 장애유형에 속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이에 재해 시 피난 매뉴얼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진행된 본 연구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시청각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안전과 보호를 강화화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는 201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로 시각과 청각의 기능이 동시에 손실된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위한 전문기관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청각장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당사자 교육, 인식개선, 옹호활동, 입법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본 연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사)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이 주관했으며 김명희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 상임이사가 책임연구를 맡고 김종인(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윤영삼(건국대학교 연구교수), 권효순(국립재활원 연구관)이 공동연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