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윤형빈, 김영민이 사이 틀어진 이유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개그맨 윤형빈과 김영민은 연예계에서도 '원수지간'으로 유명하다.
친형제보다도 가까웠던 두 사람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같이 코너를 할 뿐만 아니라, 사업을 같이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오해가 쌓여 연을 끊고 산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개그맨 김구라가 화해를 돕기 위해 둘을 한 자리에 모았다.
갈등 봉합 위해 김구라가 나섰다
지난 14일 김구라의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는 윤형빈과 김영민 오랜만에 만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10년간 묵혀둔 갈등을 터뜨렸다.
그간 김영민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윤형빈이 내 행사 출연을 막았다", "대본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윤형빈 핵심 관계자들까지 나를 많이 공격했다" 등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먼저 김영민이 "내가 형한테 뭐 잘못했냐"라고 따졌고, 윤형빈은 "내가 물어보자.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그러는 거냐. 공개적인 곳에"라고 황당해했다.
김영민은 뒤에서 '배신자', '쓰레기'라고 욕하지 않았냐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경찰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강연이 있었는데 윤형빈의 외압 때문에 잘렸다고 주장했다.
윤형빈은 "(험담은) 우리끼리 몇 명 있을 때 했다. 배신자니 쓰레기니까지는 모르겠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그랬다. 근데 그걸 너는 그렇게 공개적으로 얘기를 해서 나를 보내버리려고 그런 게 잘한 거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형빈은 일을 못하게 방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내가 너같이 짜치는 사람인 줄 아느냐. 그런 짓 안 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누군가에게) '영민이 일 주지 말라' 했다면 내가 개XX다"라고 욕까지 섞어가며 어이없어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매우 깊었다. 언성까지 높인 두 사람의 격한 싸움에 김구라도 안절부절못했다.
도무지 해결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김구라가 중재에 나섰다. 김구라는 오해가 많이 쌓인 두 사람의 입장을 정리하며 얘기했다.
김구라는 "고마웠던 것, 미안했던 것 하나씩 얘기하고 끝내자"라며 마무리를 지으려 했다.
윤형빈이 먼저 김영민에게 고마운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언제나 믿음이 있었다. 같이 일할 때 내가 밖에서 뭘 캐와도 영민이가 안에서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워낙 재능이 많은 친구인 걸 아니까"라며 "그랬으니까 윤형빈 소극장 기반이 마련됐던 거 같다. 그런 점에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형빈은 "(나와 싸운 걸) 지금까지 자기가 안고 왔다는 거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사람이 그러면 좀 힘들지 않냐"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형빈의 말에 김영민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민이 그간 윤형빈을 거세게 저격했으나, 애정이 더 많아 보였다.
"나는 사실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못할 정도로 많다"라고 입을 연 김영민은 "군대에 있을 때 면회 온 것도 고맙다. 내가 군대에서 행사하거나 그러면 와가지고 MC 보고 '영민이 휴가 주세요' 해서 형 덕분에 휴가도 갔다. 어머니 아플 때 사골이랑 그런 것도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10원 한 장 없을 때 있었다. 그때 지하에 막 곰팡이 바글바글한 거기서 당분간 지내라 그랬다. 쾌적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게 너무 소중했다"라며 윤형빈이 자신의 작업실도 선뜻 내줬다고 회상했다.
미안한 점에 대해서는 "중간에 누군가가 이간질을 하거나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신세 진 만큼 충분히 보답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워하면서 지냈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10년이나 거리를 뒀던 두 사람이 다시 가까워지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 보였다.
김구라 중재에도 극적 화해는 없었다
하지만 윤형빈이 먼저 형답게 손을 내밀었다.
윤형빈은 "열심히 지내고 지내면서 또 볼 일 있으면 보는 걸로 하고.. 악수라도 하고 헤어지자"라고 말했다.
쌓인게 많아 보였던 김영민은 윤형빈이 내민 손을 잡아 이목을 끌었다.
한편, 윤형빈은 2005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그는 KBS2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왕비호'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소극장 등 각종 사업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4년 KBS '폭소클럽'으로 데뷔한 김영민은 현재 유튜브 채널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개그계에서 은퇴했다고 밝힌 그는 '내시십분'이라는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