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했는데 반지하에서 못 빠져나온 남성
[인사이트] 정은영 기자 =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11일 MBC는 한 30살 청년이 다세대 주택,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청년이 숨진 곳은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 주변의 반지하였다. 그가 발견된 곳은 화장실 바닥의 방범창 바로 아래였다.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뿐만 아니라,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도 반지하 방범창은 비극을 불러왔다.
지난 10일 오전 2시 40분 경,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과 벽돌 담벼락 사이로 소방관들이 몸을 밀어넣고 남성을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 이웃 주민은 인터뷰를 통해 "쓰레기 버리러 나가다가 불꽃 보고 신고한 거예요. 신고하면서 아래, 위 다니면서 사람들 대피시키고"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 대피했는데... 이 남성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빌라 주민들이 모두 급히 대피한 상황이지만, 불이 난 방 안에 살던 30살 남성 이 씨는 보이지 않았다.
이후 소방관들이 반지하방 현관문과 베란다 쇠창살을 뜯고 들어가 수색하던 중, 방범용 쇠창살이 달린 작고 높은 창문 아래에 쓰러져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연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이 씨는 전날 밤늦게까지 일을 한 뒤 귀가한 지 1시간도 안 돼 참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 결과 불은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불이 났을 때 몸을 피할 수 있는 베란다는 주방과 바로 연결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현관문이 주방 바로 옆에 있어 이모 씨가 접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남성이 불이 난 반대편인 화장실 창문으로 빠져나오려 했지만 방범창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집이 침수되며 거주하던 발달장애 여성과 그의 여동생, 여동생의 딸 A양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가족이 폭우로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이 크게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