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스타가 착용하면서 재조명된 신발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나 신발은 출시 시기도 중요하겠지만 특급 스타의 착용 여부가 인기의 척도를 좌우한다.
대중의 눈에는 보편적인 디자인일지라도 평소 동경하던 스타의 착용 사실이 퍼지면 그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최근 아디다스에서 10여 년 전 유행하던 신발이 패션업계를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명동의 아디다스 매장 앞에는 새벽부터 신발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 수십 명이 보였다.
특급 스타가 착용한 몇몇 운동화로 아디다스가 패션업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중 1980년대 처음 발매됐던 아디다스 삼바 모델은 최근 3개월 사이 리셀 가격이 50만 원 중반까지 뛰었다.
블랙핑크의 제니를 비롯한 전 세계 셀럽들이 아디다스 삼바를 신고 다니는 모습이 유튜브와 패션지에 노출되면서다.
아디다스는 2017년 국내에서 반짝 유행한 뒤 경쟁사인 나이키에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아디다스 대란을 계기로 브랜드의 인기가 부활할 수 있을까.
아디다스 삼바 ADV블랙 모델은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발매가 9만 9000원에 평범하게 구할 수 있는 신발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제니가 이 모델을 착용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상품의 인기는 급격히 치솟았다. 여성 사이즈 상품의 품절이 지속되며 가격은 50만 원 중반까지 치솟았다.
제니를 비롯한 글로벌 스타들이 1990년대풍의 '레트로붐'을 주도하며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사들여 인기가 치솟았다. 아디다스는 해당 인기를 감지한 듯 클래식한 디자인의 저지와 신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나이키는 승승장구하는 동안 아디다스는...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스포츠웨어 업계에서 한때 우열을 다퉜다. 하지만 나이키가 지속적으로 한정판 스니커즈를 출시하고 다른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인기를 끄는 동안 아디다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연 매출은 7~8000억원대로 나이키에 한참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2017년 이후 재무제표를 공시하지 않고 있지만 매년 6~70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나이키, 지드래곤·버질 아블로 등 특급 아티스트와 컬래버한 상품 출시로 꾸준한 인기 지속 중
반면 나이키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1조 674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아디다스 작년 매출은 251억 2200만 달러로 나이키(445억 3800만 달러)의 56.4% 수준에 불과하다.
나이키는 지드래곤, 버질 아블로 등 유명 아티스트와 컬래버해 출시한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며 매출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견인하고 있다.
지난 7월 루이비통은 루이비통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고 버질 아블로가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포스 1을 공개해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컬래버는 에어 포스 1 고유의 감성에 최고급 가죽과 소재, 루이비통의 엠블럼은 물론 버질 아블로만의 탁월한 시각적 문법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루이비통과 나이키의 협업으로 탄생한 에어 포스 1은 미드탑(439만원)과 로우탑(351만원)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경매회사 소더비를 통해 진행한 나이키와 루이비통의 협업 운동화 200켤레는 모두 2500만 달러(299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그중 최고가는 35만 2800달러(약 4억 6100만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