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일)

빽빽한 빌딩 숲 사이 답답한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는 '서울 단풍 명소' 6곳

인사이트서서울호수공원 단풍 / 서울관광재단


600년 넘게 서울 곳곳을 알록달록 물들이는 단풍길, 어디 어디 있을까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처서 이후 선선해지기 시작한 바람이 뜨거웠던 여름날을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식혀주고 있다. 그러면서 단풍이 한껏 멋들어지게 물드는 10월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한낮 기온은 25~28도로 조금은 덥지만 아침저녁은 16~18도로 꽤 쌀쌀해졌다. 그러면서 초록빛의 단풍은 추워진 날씨에 맞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패셔니스타들이 저마다의 패션 센스를 뽐내기 좋다는 계절인 가을이 찾아왔다. 빽빽한 빌딩 숲이 들어찬 서울도 가을을 맞아 매력을 한껏 발산할 가을 단풍길 몇 곳을 꼽아봤다.


강북에 숨어 있는 단풍길


1. 남산 둘레길 속 '남산남측순환로'


인사이트남산 둘레길 가운데 남산남측순환로 / 서울관광재단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의 단풍은 도심보다 살짝 늦게 찾아온다. 그만큼 그 빛깔의 때깔이 남달라 남산을 중심으로 에워싸고 있는 둘레길 7.6km는 길 전체가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다.


남산둘레길의 총 5개 코스 가운데 국립극장 교차로부터 남산 3호터널로 이어지는 총 1.3km의 산책코스인 '남산남측순환로'의 단풍이 화려하다. 


남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나무와 더불어 빨강, 노랑으로 물든 산은 사랑을 약속한 연인들이 걸고 간 자물쇠처럼 붉게 타오른다.


2. 종묘 옆 돌담길 '서순라길'


인사이트서순라길 / 서울관광재단


동묘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그마한 골목길 '서순라길'에는 봄에 열심히 꽃을 틔워 서순라길을 수놓았던 나무들은 겨울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서순라길은 비교적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길이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도성 안팎의 치안을 담당하던 '순라군'들이 순찰을 돌았던 종묘 서쪽 골목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봄에 이 길을 찾으면 벚꽃, 개나리, 목련 등이 피어 가을과는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공기가 차가워갈수록 이곳의 단풍은 종묘의 돌담길과 잘 어우러져 궁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3. 성동구 은행나무길 '살곶이길'


인사이트서순라길 / 서울관광재단


여의도 윤중로가 벚꽃길로 손꼽힌다면, 살곶이길은 서울의 단풍길로 손꼽힌다. 가을볕은 산책길에 드리워 따사로히 비추고 물가에 피어있는 억새풀은 바람에 산들거린다. 


살곶이길은 조선시대에 중건돼 보물 제1738호로 지정된 살곶이다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한강의 청계천 자락과 연결돼 있어 많은 이가 산책을 하기 위해 이 길을 찾는다.


서울을 상징하는 노란 은행잎이 하나둘 살곶이길에 떨어지면 1년에 단 한 번뿐인 화려한 은행 낙엽 비를 맞을 수 있다.


강남에 숨어 있는 단풍길


4. 서서울호수공원


인사이트서서울호수공원 / 서울관광재단


서서울호수공원은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옛 신월 정수장을 공원으로 조성해 물과 정원을 테마로 재구성한 친환경 공원이다.


너른 호수가 한가운데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 주위로 핀 붉은 화살나무 단풍이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장관이 펼쳐진다.


특히 단풍을 한껏 머금은 호수는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투명한 호수 속 자그마한 생태계와 비롯해 호수에 비친 단풍을 바라보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호수에 비친 하늘 속 비행기가 빠르게 날아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비행기 소음이 81데시벨을 넘어가면 '소리분수'가 작동하며 이때 시끄러웠던 비행기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재탄생하는 신기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5. 서초문화예술공원


인사이트서초문화예술공원 / 서울관광재단


높이 솟은 메타세쿼이아 길이 매력적인 서초문화예술공원에는 큰 키만큼 하늘을 다 가려버린 나뭇잎이 가을을 맞아 노랑,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메타세쿼이아 길 한가운데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노을이 지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단풍이 하늘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메타세콰이아로 유명한 담양까지 가지 않아도 빌딩 숲이 조성된 도심 속에서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단 매력에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6. 양재시민의숲


인사이트서초문화예술공원 / 서울관광재단


양재천 바로 옆에 조성된 양재시민의숲은 봄에는 벚꽃 명소로,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다.


저마다의 빛깔로 수놓은 단풍 터널 속 중간중간 벤치들이 많아 편하게 쉴 수 있다. 주변 환경이 좋은 탓인지 숲속에는 청설모가 뛰어다니고 까치들이 날아다녀 이곳이 도심 속에 위치한 숲이 맞는지 잊어버린다.


위로 올려다볼 때 몰랐던 단풍이 떨어진 것을 줍고 보면 크기에 자칫 놀랄 수 있다. 푸릇했던 이파리가 진해진 색으로 물들어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장관을 보고 있자면 고요히 저물어가는 계절의 시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