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달러 오름세...대체 어디까지 가는 걸까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연일 달러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국은 대내외적 악재에 포위돼 원화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0원) 이후 처음이다. 그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최대 17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30일 오전 10시 42분 하나은행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4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8일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영란은행의 통화 대응책이 나오면서 각국 주요국 통화가 진정세를 보인 영향이다.
하지만 1430원을 상회하는 현시점의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962원을 기록한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1570원까지 상승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르다.
증권가에선 대내외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환율이 치솟고 있다고 분석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외환보유고, 단기 외채를 늘리는 등 안정성을 키웠으나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계속되는 무역수지 적자에 전망된 '어두운 미래'
관세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4월(-25억 800만달러)부터 8월(-94억 7000만달러)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달 20일까지 누적치가 약 292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9월 들어서도 41억 달러 정도의 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전히 대외적인 악재가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계속되는 달러화 강세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대란과 미국의 강한 긴축 강도가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과 교역비중이 높은 중국이 경기둔화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전망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선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판단해 하락 베팅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달러 인덱스를 거꾸로 2배 추종하는 '달러 곱버스' 상품에 뭉칫돈이 몰리는 게 이를 증명한다. 이번 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 1206억 원어치를 순 매수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환율이 올해 연말까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17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여기에는 미국의 경기 우위,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을 이유로 꼽았다.
환율 높아지며 압박받는 코스피...한국서 발 빼는 외국 자본들
환율이 높아짐에 따라 코스피도 계속해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2조 3100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2140선이 깨진 가운데 연저점을 경신했다. 30일 오전 10시 54분 기준으로 소폭 상승해 2167.69에 거래 중이지만 장중 한때 2134.77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