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최소한의 직분을 내던져버린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이 경찰관이 범죄에 대해 굉장히 무감각하다는 의심까지 하게 만드는 행동을 해 공분은 더 커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단순 징계'를 넘어 다른 일을 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모 지구대 경찰이 길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훔친 혐의(절도)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A경위는 지난달 21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주상복합건물 주변에 잠금장치 없이 세워져 있던 4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경위는 지구대 야간 근무를 마친 뒤 귀가하던 중 해당 자전거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A경위는 훔친 자전거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물쇠까지 채웠다. 그는 엘리베이터에 탄 뒤 한참 다른 층을 오간 뒤에야 집으로 향했다.
피해자는 이틀 뒤인 23일 도난 신고를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먼저 조사했다. 이후 A경위의 범행을 확인했다.
A경위는 훔친 자전거를 판매하기 위해 중고 사이트에 글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훔친 물건을 팔아 돈을 챙기려 했던 것.
경찰 조사에서 A경위는 "자전거를 가져간 사실은 인정한다"라면서 "평소 자전거를 좋아해 즐겨 탄다. 주인이 없는 자전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경위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광주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의 만행이 늘어나고 있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전거를 훔친 A경위 외에도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
광산서 하남파출소 내 현행범 도주, 동부서 경정급 간부 갑질 사건, 동부서 경감급 간부 근무지 이탈 의혹 등이다.
이에 문제 의식을 느낀 임용환 광주경찰청장은 '의무기강 확립' 당부 글을 게시했다.
임 청장은 "10월부터 실시되는 국감(국정감사)을 앞둔 시기에 발생하는 의무위반 사례는 경찰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