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의 부진한 판매 상황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마세라티의 인기가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한때는 포르쉐와 동급이라는 인식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예쁜 쓰레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내 감성에 맞지 않는 차체 세팅과 비싼 차량 가격에 비해 실망스러운 실내 소재와 마감으로 생긴 불명예다.
실제 마세라티의 판매량은 지난 2018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감소세에 있다. 2018년 1660대, 2019년 1260대, 2020년 932대, 2021년 842대가 팔렸다.
올해 판매량은 전년보다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7월 마세라티의 누적 판매량은 467대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400대에 그쳤다.
인기가 없다 보니 중고차의 감가도 빠르다. 지난 2021년 올라온 기블리 3.0 그란스포츠 1세대의 경우 주행거리가 6666km밖에 되지 않았지만 1년 만에 4천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한 때 동급으로 취급 받았던 포르쉐의 경우 중고차 또한 비싼 가격을 자랑해 바교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강의 레이싱카 회사가 어쩌다가...
소비자로부터 인식이 좋지 않은 마세라티는 사실 강력한 레이싱카 회사였다.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마세라티 가문 다섯 형제가 창설해 1957년까지 23개의 챔피언십과 32개의 F1 그랑프리 대회 등에서 500여 회의 우승을 기록한 기업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사의 명성은 레이싱 기록으로 평가되곤 했는데 마세라티는 대부분 최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품질이 타 브랜드 가격대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한 번 고장 나면 어마어마한 수리비를 감내해야 한다.
1980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3년 기블리를 출시하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마세라티도 이에 많이 당황한 듯하다. 지난 2018년 마르치오네 회장의 마지막 주주총회 때 향후 5년 계획을 제출하기에 이른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최근 신형 SUV 그레칼레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는 11월에 소개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약 7700만원으로 동급인 마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올해 초 열린 마세라티 기자간담회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 라인업을 완성하는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르반떼 또는 그레칼레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고, 슈퍼카 MC20의 전동화 모델을 오는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마세라티는 특유의 웅장한 배기음으로 매니아 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계속적으로 차량을 등장시키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분명 희망적인 부분이다. 다만 고질적인 품질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을 다시 이끄는 건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