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군 복무 당시 후임병들 상대로 성고문을 하는 등 각종 가혹행위를 일삼은 20대 해병대 예비역이 결국 법정에 출두해 후회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0세)에 대한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을 열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군 복무 중이었던 지난해 8월 19일부터 같은 해 12월 12일까지 약 4개월간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해병대 제1사단의 부대에서 후임병 3명을 폭행하고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로 정강이 부위를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가슴 부위를 폭행, 심할 때는 목검이나 빗자루를 들고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내리쳤다. 횟수는 수백 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범행 기간 동안 피해 병사들은 폐쇄설 골절상, 다발성 타박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약 2개월간 후임병들의 젖꼭지와 성기에 치약을 바르며 성고문을 하는 등 후임병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12월 부대 안에서 골프 스윙을 연습할 때마다 피해자들에게 공을 주워와 바닥에 다시 세팅하도록 하는 등 후임병들에게 의무 없는 일까지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만 18세에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피고인은 군 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후임병들을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피고인은 후임병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A씨 또한 최후 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들을 괴롭혔던 걸 너무 늦게 뉘우치게 돼 더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원만하게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아직까지 마음이 불편하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선처를 바랐다.

선고는 9월 1일 오전 10시에 이뤄질 예정이다.